두 번째 수업을 받았다.
복싱, 원 투 원투, 복근 운동, 케틀벨, 점프 그리고 점프.
이번 수업은 복싱과 크로스핏을 조금씩 하는 방식이었다.
그 둘은 서로 다른 운동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바로, 지금 그걸 나보고 하라는 건가, 싶은 것!
나도 모르게 코치를 노려본 거 같다.
감정을 잘 마무리하는 게 어른이라던데,
나는 애송이다. 기분 좋으면 팔부터 흔들거리고,
기분 나쁘거나 당황하면 표정이 썩은 나무판자가 된다.
무엇보다 종종 아픈 무릎과 석회 때문에
추가로 아픈 팔까지 모두 걱정이었는데,
잘 따라와 주어 눈만 따가울 수 있었다.
복싱의 유일한 단점이다.
글러브를 끼고 있을 때는, 땀을 닦을 수 없다.
그래도 오늘은 선크림을 닦고 임해서
덜 따가웠던 것 같다.
어제의 ‘원 투 원투’에서 발전된 연속 동작 ‘원 원 투’,
‘원투 원투’ 등을 배웠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다.
코치님의 발 스텝만 흐릿하게 메아리친다.
이제부터는 매 순간이 연습과 복습의 시간이 될 것 같다.
벌써부터 출퇴근 인파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가드를 올리고 있다. 훗.
기본 자세와 스텝으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1.
다리는 오후 1시를 기억하기.
팔도 팔자 모양 아니고 11자 모양 기억하기.
이번 수업에서 인상 깊었던 건, 처음 쳐 본 샌드백!
케틀벨도 처음 들어본 거였지만,
코치님이 지정해 준 6kg은 그저 무거웠고 힘들었다.
그보다는 샌드백이 재밌었다.
자세도 모양새도 햇병아리였지만
탁! 탁! 하는 타격감이 어찌나 짜릿하던지.
복싱을 얼마큼 배워야 제대로 샌드백을 활용할 수 있을까?
한 시간 내내 샌드백을 치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빨리 뭐든 하고 싶어서
태엽 감듯 시간을 돌려 여름으로 가고 싶었다는
밑도 끝도 없는 마음을 공유하며 수업 후기를 마친다.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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