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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색무취 Aug 29. 2022

퍼스널 브랜딩으로서의 운동

꾸준한 운동은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

     퍼스널 브랜딩에 관련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직장을 벗어나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만드려면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고객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직장 내에서도 자신의 평판 관리는 중요하므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나' 라는 퍼스널 브랜드를 좋게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스킬이라 할 수 있겠다. 


     브랜딩에 대한 연구와 적용을 하는 전문가들이 주로 마케팅에 몸 담은 분들이 많다 보니 퍼스널 브랜딩 관련 정보 또한 어떻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지, 그리고 고객이 어떻게 먼저 자신에게 다가오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도움이 되고 좋은 내용들이지만 사람이 각자 타고난 기질이 있다 보니 자신을 드러내기를 기피하고, 튀지 않으려 조심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하는 내성적 성격의 사람들에게도 가능한 꽤나 강력한 퍼스널 브랜딩 방법이 있는데 이는 다름아닌 운동이다. 운동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오히려 잘 맞을 수 있을뿐더러 굳이 주변에 자신을 알리려 애써 노력할 필요도 없다. 대인기피증이 있거나 인간 관계에 피로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이다.


(조용히 꾸준히. 출처: https://www.talkingconcept.com/wp-content/uploads/2021/03/introvert-fea-image-1.png)


     현재 회사에서 디렉터가 나를 부르는 호칭은 'Animal' 이다. 언젠가 내가 트레드밀에서 전력 질주를 하는 모습을 보았던 그는 이후에 나를 볼 때마다 체력이 넘쳐나는 것 같다면서 'Animal' 이라고 부르며 종종 달리기, 골프, 등산 등의 주제로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전력 질주를 하는 구간은 후반 3분 정도인데 그는 한두 번 우연히 보고는 내가 계속 이렇게 뛰는 줄 착각했던 모양이다. 본의 아니게 나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준 셈이지만 딱히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기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 상사는 간결함과 꼼꼼함을 두루 갖춘 뛰어난 시니어이다. 논리적 오류나 개선 가능한 부분이 보일 시 바로 발견해 내는 뛰어남과 강한 카리스마 덕분에 그와 일 외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한 지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저녁에 퇴근하는 도중 그는 나에게 '일은 적당히 하고 계속 지금처럼 운동 꾸준히 해라.' 라고 이야기 했다. 오피스에서 어지간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내가 동료들에게 딱히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는데 역시 세상은 좁고 어떻게든 다 알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에 몸 관리를 열심히 하지 않아 과체중 상태였고, 건강이 악화된 이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씩 걷고 체중감량을 하여 현재의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건강을 잃어본 적이 있고 현재 계속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춰졌었나 보다. 


     예전 회사의 사업부 매니저는 내가 꾸준히 달리기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고객에게 나를 소개할 때마다 '땀 흘리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 이라고 소개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으며 누구보다도 고객을 불편하게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일을 줄일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열심히 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이미지의 덕을 보는 모양이다. 고객에게 나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 준 또 하나의 예인 것 같다. 


     현 회사의 시니어 중 한명인 한 일본인 엔지니어는 뜨거운 애리조나의 태양 아래 지난 20년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몸 관리를 했다. 나를 가볍게 능가할 정도로 더욱 말이 없는, 큰 바위 같은 이 분은 신입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꾸준함의 표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에 덧붙여 왜곡된 (+)이미지를 포장하여 타인에게 보여 주는 강력한 퍼스널 브랜딩 수단이 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자동 포샵 보정이 들어간 나의 사진이 알아서 직장 서버에 업데이트 되는 느낌 같다. 굳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운동을 통해 사람들은 나에게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기억하게 된다. 꾸준함이 최고의 가치라는 말이 있듯이, 하기 힘든 운동을 계속 해오는 것 자체로서 그 사람은 무언가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원인 모를 기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 


     말보다 강력한 것은 행동, 행동보다 강력한 것은 습관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꾸준한 운동 습관을 통해 수많은 내성적인 분들도 직장 내에서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에서 각자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겪어 보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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