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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단배 Oct 20. 2022

엄마 아빠 저예요 1

입춘




집으로 가는 길

 

나무 위를 보세요 


내가 보이나요  

 

아빠와 걷고 싶어 


친구들보다 먼저

 

길을 나섰어요 

  

보세요 



저, 위를 요






편지



손이 꽁꽁

발이 꽁꽁 


여기 꽁꽁

저기 꽁꽁

   

손이 차고 발이 차면 


친구들이 잡아줘요






봄빛




베이스 기타 


반주 맞춰 


노래하고 있어요  


나무도 서서 


목청껏 


노래 불러요


  

아빠,






손끝



엄마

어젯밤 다녀갔는데 


엄마

코 앞까지 비췄는데 


엄마

나를 보지 못했어요 


오늘은

한낮에 있을 테니 



꼭 보세요







발끝




엄마


가는 길 



엄마


뒤 돌아보면   



나도 따라가요









엄마 

나를 낳았죠


10월 29일

  

엄마 

내가 뭍으로 나왔어요


10월 29일









엄마 


냄새가 좋아  



엄마 

 

아주 잠깐 다녀가요 









엄마 책 읽으면  


환희롭고 기뻐요   


엄마  


더 많이 읽어주세요 

  

엄마가 좋아하는


  

내 이야기










'행복이' 찾았어요  


너무 빨리 이사 가서

 

따라갈 수 없었데요  


옛날 집에서 


기다렸데요 








엄마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아이에게서 편지가 와요  


후원금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남을 돕겠다고 편지가 와요







어깨




그리움 무게 


위에 내려놓으세요

  

어느 한쪽 


기울어지지 않게  


어느 한쪽 


모자라지 않게  

 

아빠 엄마 안아줄게요






가슴




나는 거북이 

 

나는 팔색조 

  


안에 있음 


잠만 자지만 

  


이름을 불러주면  


자유롭게 날아다녀요








한자리에 식사하고 있군요  

막내 없다 슬퍼하는 엄마 보이고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 목소리 들려요  

말없이 앉은 형 보이고

내가 앉은 의자 그대로 있네요  


더 먹어라 건네는 눈짓 보여요  


자, 밥 먹자! 말에

나도 등을 펴고 앉았어요







허리




요리 담긴 쟁반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

  

허리에 차고


   

모두에게 내밀어요 

 

크게 웃어 보아요 









오! 유정, 빵집 


갓 구운 빵과 쿠키  



누구나 


먹을 수 있어요  



보세요, 


빵을 구우려고  



한 발 더 나와 있는 걸요











엄마 움직여보세요  


삼촌이 옆에  


내가 옆에 


  

더 많이 좋아졌죠?






다리




푸른 하늘  


푸른 땅   


힘껏 달려야 해요   


왜냐고요? 



나는 모두를 지키는 경찰이에요










고추 상추 오이 수박 


케일 토마토   



아침 텃밭에 심었어요  



아빠 바지 입고 


씨 뿌리고 


물 주었더니   



식탁에 올라온 햇살  




잘 익었어요










내 사랑 

 

그 사랑  


풀숲에 놓으니  


 

사랑  



그곳으로  


향해 가요 











내 곁  


햇살이   


들려주는 이야기 


  

땅 위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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