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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Oct 06. 2024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樂 2. 희비가 엇갈리는 글쓰기의 매력



인생의 낙(樂) 찾기 두 번째는 글쓰기. 

최근 몇 해 동안 글쓰기에 뜻을 품고 에세이와 단편 소설까지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인 분야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글쓰기가 정말 나의 낙이 될 수 있을까?

연재를 시작한 지 이제 3주 차인데 벌써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쓰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글쓰기에 홀려서 띄엄띄엄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을 한 자 한 자 글에 담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일기장에도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어쩌면 모든 글쓰기의 시작은 일기가 아닐까? 학창 시절에는 억지로 시켜서 썼던 일기를 언젠가부턴 혼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지면 편지로 적기도 하고, 노트에 끼적인 글이 문학적인 글로 발전해가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마음에 쌓인 응어리가 많은 사람이 더 글을 쓰려고 하는 욕구가 강한 것 같다. 글을 쓰면서 마음이 치유되기도 하고 카타르시스가 일어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기표현의 욕구가 있다. 말로 없거나 분명하지 않은 것을 글로 쓰면 명확해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갈등 상황이 해결되기도 한다.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말보다 글이 편할 때가 많다. 사랑이나 희로애락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을 글로 표현하면 더욱 아름답게 승화되기도 한다. 이과정에서 인간의 미적인 갈망은 충족되고 나은 예술을 창조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쓰면 쓸수록 계속 더 쓰고 싶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인정받고 싶어지고 책도 내고 싶어진다. 글쓰기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작업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편하게 도전하고 성취하고 끝을 내겠지만, 글쓰기는 그렇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인생과도 맞물려서 살아 있는 한 끝이 없다. 이것이 글쓰기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애로점이기도 하다. 잡힐 듯 말 듯한 글쓰기의 과정에서 작가는 고뇌하고 뜻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서 절망한다. 


글쓰기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책을 내고 싶은 욕심에 때로는 수상 욕심까지 더해져 작가 지망생은 마음이 괴롭다.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에서 시작되어 작가가 되고 싶은 갈망이 더해지는 것은 변질일까? 그대는 이미 브런치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것은 처음 마음과는 분명히 달라진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순수한 즐거움만으로 글을 쓰는 아마추어가 인정 욕구를 발동하여 프로가 되려고 하니 글쓰기가 순식간에 고뇌로 전락하는 것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썼지만, 일기가 아니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열린 장에서 글을 쓰는 만큼 더 잘 쓰려고 애쓰고 때로는 독자의 시선이나 반응을 의식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시 글을 쓰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 글로써 나를 표현하는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쓰고 싶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면, 이 넓은 세상에 누군가 한 사람은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준다는 것에서 용기를 얻는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마음껏 써재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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