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반짝이게

첫 번째 봄

by 새봄

오래된 것일수록 그 값어치가 더욱 빛나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자신이 속한 세상에 더욱 깊게 자리를 잡아 흔들리지 않으며, 세상을 이해한다. 익숙하면 있는 그대로 편한 존재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그만큼 반짝이는 변하지 않는 소중함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깨끗하지 않고 어딘가 먼지가 슬어 있는 책 한 권, LP판을 틀면 약간의 뭉치는 음질의 노래들과 옛 친구들이 써준 손 편지들. 그런 것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층층이 쌓인 시간과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매번 다르게 느끼기에 충분한 물건들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펼쳐도, 같은 노래를 반복해 들어도, 처음과는 또 다른 감정이 스며드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오래됨을 결정하는 시간이라는 지표는 어떨까. 시간은 단순히 지나가는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만의 시간을 살아가며 점차 깊이를 더하고, 의미를 쌓아가며, 스스로의 빛을 키운다. 처음에는 작은 것처럼 보였던 일이나 물건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더 큰 의미를 담게 되고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우리는 오래도록 존재하는 것들이 결국 가장 빛나게 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른 뒤, 우리가 어떤 ‘빛’을 발산하는가다. 그 빛은 우리의 경험과 그동안의 노력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쌓아왔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아끼기보다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떤 가치를 쌓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


오래도록 반짝일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시간이 지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절은 항상 우리를 데려가지만, 그래도 아직은 반짝이는 세상이기를, 우리이기를.


KakaoTalk_20250604_193018656_09.jpg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4화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