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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by 아라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하기엔 이른 시간이라 짐만 맡기고 나왔다. 출출하지 않냐는 강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바로 전에 기내식도 먹었는데. 많이 배고프진 않지만 다음 일정을 잘 소화하려면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에 걸어오는 길에 지나친 서브웨이가 떠올랐다. 간단히 먹기 좋아 점심은 서브웨이로 결정. 맛있게 풍기는 서브웨이 특유의 향을 맡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샌드위치 종류를 정해야 했다. 참고로 나는 뉴욕 서브웨이에서 처참히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실패확률 0.000001%인 무난한 메뉴로 고르고 싶었다. 서브웨이가 실패할 수 있나 싶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겪었다. 우리는 안전하게 베스트 메뉴 중 가장 위에 있는 치킨 클래식을 골랐다. 빵은 위트로, 치즈는 체다 치즈 살짝 토스팅하고 야채는 오이, 피클, 할라피뇨 빼고. 대부분 비슷하지만 한국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당근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나는 당근을 좋아해서 반가웠다. 색감도 아주 좋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남았다. 소스. 고민이 됐다. 호주에선 어떤 소스가 인기 있는지 궁금해 추천해 달라고 했다. 치폴레, 비비큐, 스위트 어니언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한국과 비슷하군. 어떤 것을 뿌려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치폴레랑 스위트 어니언을 고르고 오늘 일정을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함께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음료를 한 모금 먼저 마시고 샌드위치를 먹었다. 오! 맛있는데!? 빵도 바삭하게 잘 구워졌고 야채도 싱싱하다. 호주 서브웨이는 성공이다. 기본적으로 맛있지만 호주에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한국에서 흔히 보는 꽃도 여기선 더 예뻐 보이고, 파란 하늘도 유독 더 푸르게 보인다. 여행은 평범한 것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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