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왔는데 캥거루를 빼놓을 수 없지. 캥거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복싱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에 땅을 지탱하는 단단한 꼬리를 가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푸른 잔디밭 끝에 캥거루가 보인다. 여기선 캥거루가 들판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덕분에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쓰다듬을 수도 있다.
캥거루를 보기 위해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던 중 혼자 떨어져 있는 아기 캥거루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아기 캥거루에게 다가갔다. 앉아있는 것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는 더 많은 캥거루가 보고 싶어 걸음을 옮겼다. 강이는 캥거루가 많은 곳에 가는 것보다 이 친구를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강이는 놔두고 나 혼자 다른 캥거루들을 보러 갔다.
와. 캥거루가 50마리는 될 것 같다. 다들 나른하게 오후 햇빛을 받으며 땅에 누워 쉬고 있다. 자는 폼이 또 얼마나 웃기는지 한쪽 팔을 옆에 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튀어나온다. 깡충깡충 뛰어가는 캥거루를 내 눈으로 목격하니 신기하다. 꼬리가 엄청 단단해 보인다. 여기는 캥거루 천국이군…
한참을 구경했는데도 강이가 오지 않는다.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해 다시 강이 쪽으로 갔다. 누가 봐도 캥거루랑 교감하려고 옆에 앉아 추파를 던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먹이를 주며 캥거루가 놀라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결국 쓰다듬기에 성공한 강이. 캥거루가 사람과 친근해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그걸 몰랐던 강이는 아주 조심스럽게 아기 캥거루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너무 강이 같은 행동이라 웃음이 난다. 강이는 그렇게 한참을 아기 캥거루 옆을 지키다 다른 캥거루들을 보러 이동했다.
내가 그래서 너를 좋아하나봐
나와는 다른 너의 모습이 좋아
언젠가 동생이 저래도 좋아요? 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
그랬더니 아버님께서 저래서 좋아하는거야 라고 하시더라
그땐 웃어 넘겼지만, 맞아 그래서 나는 너가 좋아
그런 너라서 좋아
앞으로도 그런 너만의 모습을 잃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