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추어리를 둘러보던 중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곳에 코알라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곧장 그곳으로 갔다. 내 인생 첫 코알라다. 코알라를 보자마자 입을 틀어막았다. 코알라가 생각보다 작다. 오물오물 열심히 나뭇잎을 먹고 있다.
너무 귀엽다고 내적 소리를 지르며(밖으로도 살짝 질렀다) 카메라 버튼을 열심히 누르던 와중 무엇인가를 또 발견했다. 그건 바로 아기 코알라! 엄마 코알라 품속에 아기 코알라가 안겨 있다. 눈물이 흐를 지경으로 귀여웠다. 속으로 ‘헐 너무 귀여워’를 남발하며 한참을 구경했다. 이동하기 너무 아쉽지만 다른 곳도 봐야 하니 힘겹게 발을 떼었다.
생추어리에는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천막이 쳐진 장소가 있다. 그곳을 가로질러 가던 중 옆에 코알라를 발견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코알라가 많다. 웬걸 여기가 코알라 천국이다. 대략 세어봐도 스무 마리 정도다. 사람들이 식사하는 곳 바로 옆에 코알라들도 식사를 하고 있다. 나무 여러 그루가 쭉 있고 그 위에 코알라들이 앉아있다. 흥분 최고조. 강아 여기가 코알라 천국이었어… 아니다. 이렇게 귀여운 코알라들이 많아서 내가 행복하니까 나의 천국일까?
코알라는 잠을 많이 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던데 우리가 본 코알라들은 모두 활발했다. 밥때 인지 자리를 옮겨가며 열심히 나뭇잎을 뜯고 있었다. 그때 한 코알라가 나무를 내려와서 뛰어가 다른 나무에 올라가는 것을 봤다. 느림보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다. 코알라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을 보며 강이가 말했다.
"코알라가 나무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 운을 다 쓴 거래."
내가 대답했다.
"오 진짜? 우리 오늘 운이 정말 좋은가 봐~"
나는 생각했다. ‘코알라가 우리를 환영해 주는 느낌이야. 너무 행복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귀여운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다. 일상에서는 매 순간이 새롭지 않고 현실에 부딪혀 행복이라는 것을 자주 잊는다. 나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작은 행복들을 놓치고 살게 될 것이다.
그럴 때쯤 또 여행을 떠나야지. 나의 소중한 행복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