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브리즈번을 여행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임을 알기에 매 순간 즐기려고 노력했지만 마지막 날 남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아직 하루라는 시간이 더 남았다. 소중한 오늘을 아쉬움 속에 보낼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호주를 즐기는 것 밖에 없다.
오늘은 더 내추럴한 호주를 즐긴다고나 할까? 그동안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브리즈번 시내를 구경했다면 이제는 차가 있으니 브리즈번 근교를 둘러볼 수 있다. 마운틴 쿠사 전망대는 브리즈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아쉽게도 대중교통으로는 갈 수 없지만 위치는 시내에서 멀지 않아서 차를 이용하면 금방 다녀올 수 있다. 브리즈번 중앙역에서 15분 정도 걸린다.
마운틴 쿠사 입구에 들어와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경사가 꽤 가파른데 어떻게 올라가지?”
평소에 자전거를 잘 타는 강이가 이 정도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엄청 힘들 것 같은데..”
정상에서 만나자고 속으로 응원하며 그들을 지나쳤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니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순간 눈에 들어온 골든레트리버 두 마리. 노부부께서 강아지들과 구경을 마치고 이제 내려가는 길이신 듯했다. 할아버지가 트렁크를 여시니 강아지들이 너무나 익숙하게 올라탄다.
‘정말 호주라이프 너무 부럽잖아! 나도 강아지랑 차 타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살고 싶다.’
언젠가는 저런 삶을 살리라 다짐하며 전망대로 걸어갔다. 서서히 브리즈번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망대 끝 난간에 다가서니 브리즈번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느낌이 시원했다. 서울은 주변에 산이 많아 넓은 지대를 보기 어려운 반면 브리즈번 주변엔 높은 산이 없어서 넓은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구경을 마친 후 전망대에 있는 카페로 갔다. 우리는 아이스 롱블랙을 하나 주문했다. 기다리면서 둘러보니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풍경을 보며 밥을 먹는다고? 이런 삶이 있다니. 오늘 호주 라이프 여러 번 부럽네. 이번엔 커피뿐이지만 다음에 오면 여유롭게 식사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