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유 Sep 06. 2022

과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을까?

삶의 가장 근본적인 고뇌에 대한 꿀팁

예전에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를 간 적이 있다. 

동네서점 탐방 프로그램이었고, 나는 그중에 우리동네 독립서점의 강의(?), 초대(?)날에 응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작은 독립서점에는 10여 명이 옹기종기  앉았다. 

이내 황비홍 같은 총각 사장도 바의자에 앉았다. 


"야,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라는 말을, 눈빛을, 분위기를 남부럽지 않게 들었고, 지금도 걱정스러운 눈빛과 함께 듣고 있다는 그의 강의(?)가 이어졌다. 


정말 사람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을까? 


우리도 수없이 들었고, 했으며, 하게 될지도 모를, 또 듣게 될지도 모를 말이다. 


그의 말이 흥미로왔다. 


지금도 시시때때로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만, 서점에 취향대로 깔아놓은 책들이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것 같아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은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니까." 


그는 얘기했다. 


그의 이야기가 순간 왜 그렇게 가슴에 와닿았는지, 쿵 소리를 내었는지..아직 모르겠다. (그렇게 꾸역꾸역 살지 않았는데) 


무튼 그저 동네 노총각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이 조금은 달라보였다.

 
그는 이어 얘기했다. 


심플하게 살고 싶다고, 


어떻게 하면 가장 심플하게 간단하게 살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그 생각 덕분에 생각이 많아졌다고. 


결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 있을까? 


답은 각자의 선택이겠지. 하지만 그가 건넨 tip은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보다 가장 싫어하는 것, 하기 싫은 것을 꼽는 것은 쉬워요. 죽어도 하기 싫은 것들을 하나씩 빼고 나니, 하고 싶은게 남았어요." 


시험문제를 풀때도 그렇다. 정답을 모는다면 일단 절대 아닌거부터 제끼고 시작하는거다. 


하는 것보다 하지 않음의 깊이가 더 깊다고 했다고 한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도 언뜻 스멀스멀 떠올랐다.  


하지 않음의 깊이로..하기 싫은 것부터 줄을 세우면.. 정말 그의 말처럼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심플하게 생각하고 싶다지만, 모든 사람의 모든 상황이 다 그와 같지 않고, 그렇게 심플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이 든다.  


2%라도 하고 싶은대로 살게 될 수도, 2%라도 하기 싫은걸 덜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만큼만 해도 생각의 충분한 가치를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11화 애플스네일과 함께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