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육아를 시작하다.

by 코알라

나는 싱글맘이다.

혼자서 여자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지 11년이 되었다. 아이가 10살무렵 이혼을 했기 때문에 그 동안 아이는 성인이 되었고 스스로 독립해서 경제적 자립도 이루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아이와 둘이 보낸 시간들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는 꼭 엄마, 아빠, 아이라는 온전한 가족의 형태를 이루어야 행복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삶과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단 둘이서 사는 일은 우리가 사는 모습이 다른 사람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고맙게도 엄마, 아빠가 선택한 가족의 형태를 서서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오히려 더욱 안정감 있게 성장했다. 어쩌면 일찍 선택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화된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그 속에서 아이와 나는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다.


이혼하기 전 우리 부부는 매우 자주 싸웠다. 생각이 달랐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부족했다. 아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지만, 싸우지 않아도 이미 집안의 공기가 무겁다는 것을 아이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 속에서 아이는 매일 불안해했고, 엄마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지나치게 밝게 이야기하고 엄마 앞에서 억지스럽게 까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부부가 서로 싸우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아빠한테 아이를 맡겨놓고 며칠 혼자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부부싸움에서 회복하는 방법에 서툴렀고, 그러다보니 말을 안하고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 한 달을 넘게 대화 없이 살기도 했다. 그 속에서 이 쪽 저 쪽 눈치를 봐야 하는 쪽은 아이였다. 아이는 아마 매우 불안해하며 한참 자존감이 높아질 나이에 스스로 그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했고, 우리가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결국 이혼을 하기로 서로 합의했다. 우리는 서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아이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같이 살아갈 시간 속에서 이 모든 미안한 마음을 아이에게 보답하리라 다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혼 이후 나는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다. 사는 곳이 서로 많이 떨어져있고, 아이의 학교 생활을 고려해야 해서 아이는 주중에는 엄마와 함께 지냈고, 주말에는 아빠에게 갔다. 아이는 크게 내색하지 않고 변화를 덤덤히 받아들였지만 1년이 지난 어느 날 울면서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엄마, 아빠의 이혼을 이야기하며 울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을 찌르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것은 아이가 극복해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특별히 해 줄 것은 없었으니까. 다만 엄마로써 옆에 묵묵히 아이의 곁을 지키는 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상처에서 회복이 되었다. 시간은 어쨌든 약이 되기도 하니까. 아이가 엄마와 지내는 시간 동안에는 엄마와 충분히 소통하며 온전한 엄마의 사랑을 받았고, 아빠와 지내는 시간에는 주중에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을 충분히 보상받았다. 그러면서 아이의 자존감은 조금씩 회복되었고 자연스럽게 행복한 얼굴을 되찾아갔다. 아이가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조금씩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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