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누가 지킬까?
아직도 한글, 한국어는 저렴한가?
국수주의일까? 블렌디드 러닝을 부르짖는 강사의 열렬한 강의를 집중해서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블렌디드 러닝'을 외칠 때마다 '융합교육, 융합교육!'하고 수정하느라 그의 명강의가 도저히 들리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창궐로 학생들이 매일 등교하진 못해 부득이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하는 날이 많았다. 학생들은 며칠에 한 번씩 학교에 나올 수 있을 뿐이었다. 그의 열강은 온라인 교육과 대면교육이 서로 호응하여 그런 상황에서도 교육이 질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을 것이다. 공문에도 블렌디드 교육이란 용어가 공공연하게 등장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K팝이 들불처럼 세계적으로 유행한다는 뉴스가 방구석에 갇혀서도 가슴 뿌듯했던 건 나뿐이었을까? 노래 가사 일부에 한글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여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도 뒤따랐다.
오랜만에 열린 공개수업의 주제는 한글사랑이었다. 한글 훼손의 주요 사례로 시내의 간판들이 제기되었다. 번역이 어렵거나 이미 너무 일반화되어 있는 외래어도 한글로 바꿔보자는 선생님의 수업을 다 못 보고 나오게 되어 아쉬웠다. 그래도 계단을 내려가면서, 한글의 생명은 당분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심이 들었다.
그는 현학적(衒學的)인 체 하느라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외국의 훌륭한 학교에서 수학한 까닭에 우리말이 생각나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학교에 보내는 공문에 굳이 영어를 원용하면 선생님들은 혼란스럽다. 블렌디드 러닝이라 해야 할지 융합교육이라 해야 할지. 설마 윗물에서부터 한글을, 한국어를 슬며시 놓아버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르는 모양이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크게 늘었단다. 다문화가정도 큰 폭으로 느는 모양이다. 한국어학당이나 문화센터 한국어 강좌나 , 많은 온라인 한국어 교육과정을 통해서도, 그리고 융합교육을 통해서도 한국어 교육이 큰 성과를 내면 좋겠다. 케이-팝(k-pop), 케이-컬처(k-culture)가 세계적으로 유행이란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에 공인되어 있다. 혹 나중엔 외국의 학자들이나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국회 앞에 진을 치고 한글, 한국어를 지켜내라고 피켓을 드는 일은 생기지 않겠지만, 그런 장면이 연출된다면 참 슬프겠다. 오늘 걱정이 지나쳤다.
나랏말쌈이
나랏말쌈이
뜻을 잘 담아 내지 못하나 보다
나랏말쌈에
품긔역이 모자라나 보다
백셩이 뜻을
분명하게 알도록 ㅎ고져
나랏말쌈도
섀론 품격을 품어 안게 ㅎ고져
백인 나라 사람들의 말쌈 씨앗을
곳곳에 싐어 두어
섀 겨레의 쥬인공들만은
이런 문자와로 셰계 인재가 되게 할지어다
바깥 세상에 눈 밝은 사람들
21세기 '새 훈민정음 서문'을
내어 놓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