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세 가지 손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다면 저도 세 개일까요.
저의 회사생활을 집약하는 단어를 쓰라면 겸손, 성실, 그리고 느림입니다.
긍정적인 표현인 겸손과 성실을 쓰고 나니 무척이나 겸연쩍습니다.
저의 군대생활로 말할짝시면, 어떻게 이러한 느림으로 장교생활을 했는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남들에게 조크를 남깁니다.
군대생활을 계속할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구요.
민첩성이나 순발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지구력 하나는 내세울만 했습니다.
행군때 군장 들어주기부터 매일같이 있었던 알통구보에서 앞장섰던 것, 이런 것들은 군대생활에서 또다른 무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항상 너스레로 말했습니다. 군대생활에 대한 규정을...
"월급 주지! 수시로 운동도 시켜 주지! 참 좋은 직장이야!"
겸손과 성실을 제 축약어로 쓰다니요.
무척이나 부끄럽지만, 그 것에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것은 저의 부족한 직장 및 사회생활에 있어 많은 보호 역할을 했습니다.
주먹을 부르는 얘기이긴 합니다마는, 저는 솔직히 사회생활에 있어 그다지 겸손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은 적도 있었습니다.
직업상 항상 갑 위치에 있는 친구 A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 친구는 “그렇게 했다간 을한테 당장 발리고 만다”면서 손사레를 쳤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대인관계에 있어 ‘세게(쎄게)’ 나가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잘못된 사회구조로 ‘쎄게’ 나가야만이 말이 통하고 자신의 의도가 달성되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분들은 많은 것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전자의 분들이 성공한 사회생활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다시 한 번 여쭙니다.
그럼, 겸손하지 못했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많은 남성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00역 00백화점 북쪽 출입구에서 만납시다”, “그 건물 출입구가 세 갠데 남쪽 출입구로 나와”라고 말하거나 내비게이션 보기를 멀리하면서 길을 갑니다.
지하철역도 다 못 외우면서 그저 감에 의지하여, 신분당선에서 7호선이나 9호선으로 갈아타면서 좌우를 헛갈린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또, 내비게이션 속 여인이 그 방향이 아니라고 경로안내를 다시 한다고 수시로 말씀하시는데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달립니다.
화가 날 법도 한데, 일정한 목소리로 말이죠.
범석아! 제발 좀 겸손하자.
독도법 자랑하는거야? 너 방향감각 좋은 것 아니까...
스스로 낮춘다는 것.
겸손을 명사로는 humility, 그리고 형용사로는 humble라고 하지요.
human과 같은 어원에서 나온 것이지요.
서양의 겸손을 얘기했으니, 동양의 그것을 말하렵니다.
주역의 15번 괘인 地山謙괘 얘깁니다.
3천년전 이론이지만 지금도 유효합니다.
겸손하기 위한 쉬운 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튀르키에 출신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은 말합니다.
‘책을 읽는 것이 내게 겸손함을 가르쳐 주었다’구요.
저는 독서를 통해 흥미도 느꼈지만,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젠 저 스스로에게도 더 겸손해져야 할 때입니다.
60여년간 병약하게 태어난 저를 이끌어 준 몸, 이 몸에 대해 겸손해지고 필요할 때마다 영양분도 공급하렵니다. 그러려면 운동도 수시로 하고,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지 않은 것을 삼가야겠지요.
오늘도 아직 더 겸손해져야 할 제가 책에서 본 겸손을 전하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네요.
아버지이자, 겸손의 참스승인 손웅정씨에 대해 한 마디만 하고 마치렵니다.
2019년 ‘손세이셔널’ 프로그램에 출연한 손웅정씨는 아들에게 겸손을 강조했습니다.
“너한테, 우리한테 하늘이 주신 기적 같은 기회이기때문에 은퇴시기를 일년 일년 늦추면서...”라고 가르친 결과 손흥민을 세계적인 스타선수로 만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