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반환보증보험(전세지킴보증) 가입 수난기
혼자 살기 너무 어렵다
어릴 때는 35살쯤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부동산과 은행이 무서운 애송이일 뿐... 부동산 투자도 뭐 딱히 하지 않아서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전세 들어갈 때도 엄마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엄마집 근처에 살다 보니 가전이나 가구 같은 것들이 설치할 때 엄마가 대신 집을 봐준다던지, 아빠가 블라인드를 설치해 주는 등 여전히 내가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음을 느낀다.
내가 혼자 살고 있는 곳은 15평 정도의 작은 오피스텔인데, 내 직업 특성으로 이사가 잦을 수 있어 매매가 아닌 전세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최근의 부동산 침체로 나의 전세자금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그래서 이사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네이버 앱으로 HUG에 심사를 넣어보았는데 탈락함. (나중에 알게 된 이유는 집주인이 법인이어서 서류가 달랐는데 당시엔 내가 몰랐다). 떨어진 충격으로 다시 알아보다가 내가 대출 보증을 받은 HF에서 가입하면 더 저렴하단 걸 알고 은행에 달려갔다. 갔더니 취급점이 아니라서 또 취급점을 찾아 택시 타고 이동하고 난리를 침.(점심시간이었음)
아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법인인 집주인이라 사업자등록증과 4대 보험완납증명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부동산에 연락해서 사업자등록증을 받았으나, 집주인이 1인 법인이라 4대 보험 미가입자라는 것이다. 은행에서는 그래도 서류 제출 가능하다고 하고 1인 법인이면 또 서류가 추가된단다. 바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명부'. 여기서부터 집주인도 나도 황당하였다. HUG에서는 1인법인 증명을 '크레탑'이라는 앱으로 조회해서 직원수가 0명이면 된다기에 집주인이 등록 후 나에게 증빙을 보여주었는데, 'HF에서는 또 크레탑은 안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결국 몇 날 며칠이 지나서야 서류가 완료되어서 보증서를 찾으러 가는데 행원님께 전화가 왔다. 내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서에 확정일자가 없다는 거다. 보니 진짜로 없어서 또 점심시간에 주민센터로 달려갔다. 그랬더니 이번엔 계약서 원본이 없으면 확정일자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마짚)
진짜 뭐가 이렇게 힘들지?
보증보험 하나 가입하는데 이렇게 정신없을 일인가? 답답한 마음에 때려치울까 하다가 엄중한 경제상황을 떠올렸다. 다시 차분히 생각해 보니 계약서 원본은 대출받을 때 제출한 기억이 낫다. 그래서 부동산이 문의하고 은행에 가서 보니 같은 은행-같은 보증 사라서 이미 확정일자 서류가 대출받을 때 이미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나의 전세지킴보증(HF)은 무사히 가입이 되었다. 최근에 뉴스로 수도권 빌라 중 상다수가 가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가입 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으니) 잘 가입돼서 다행이지만, 이렇게 부동산이나 은행업무가 힘들 줄은 몰랐다. 부끄럽지만 엄마 없이 처음으로 혼자 해보는 난이도 있는 은행업무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특히 시간이 없으니 점심시간을 계속 날려야 하는 점도 은근히 부담됐다.
정리를 해보면
1. 만약 대출 보증을 HF에서 받으셨다면 HUG가 아닌 HF에서 반환보증보험도 가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실제로 평가 보증금이 2.5배 차이 났다)
2. 집주인이 법인이라면 추가 서류가 필요하다. 앱에서 공지하는 것만 준비하면 안 된다.
- 사업자등록증, 4대 보험완납증명서(미가입자도 미가입 분을 제외하고 증명받을 수 있다)
3. 집주인이 1인 법인이라면 추가 서류가 또 있다.
-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명부
4. 대출받을 경우 계약서 원본을 제출할 수 있으므로 확정일자 받은 계약서를 가지고 주택임대차 계약 신고할 때 꼭 확정일자 번호를 받아놓자. (주민센터)
이미지출저 : 머니투데이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남편도 잘 모르는 분야라며 신기해했다. (기존 부동산은 매매로만 계약해 봤다.) 아파트 매매 시에는 남편이 알아서 했기에 서른 중반까지 정말 잘 모르고 살아왔나 보다. 혼자 살려니 이렇게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그래도 불경기에 혹시 모르니 보증보험 꼭 가입하세요! 계약 당일에 가입하는 게 젤 나은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