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한 사람은 백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흑인인데도 불구하고 쌍둥이라고 우기는 텐저린과 레몬은 왠지 영화 <나 홀로 집에(1990)>에 나오는 도둑 형제(조 페시와 다니엘 스턴 연기)가 연상된다. 나름 프로페셔널 킬러라 자부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다분히 어딘가 나사 빠져버린 인간들이다.
레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던 영국의 아동용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1984)>에 꽂혀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을 토마스 기차 스티커로 표시하는데, 토마스는 좋은 편, 디젤은 악당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이다. 이 콘셉트는 차후에 중요한 힌트가 되기도 한다.
두 사람은 백의사신의 아들을 적으로부터 구해서 가방과 함께 백의사신에게 전달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아들과 가방을 구해서 백의사신에게 보상을 받기 위해 열차에 올랐다. 그러나 레이디버그가 가방을 가져간 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가방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꼬이기 시작한다. 가방을 확인하던 사이에 백의사신의 아들마저 누군가에게 살해되고, 그들은 가방이라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열차를 뒤지기 시작한다.
가방을 가지고 열차에서 내리려던 레이디버그 앞에 킬러 ‘울프’가 나타난다. 킬러 ‘울프’ 역으로 나오는 ‘베니토 마르티네스 오카시오’도 약간의 사기극에 가담한 한 사람이 아닌가 한다.
일명 ‘배드 버니’로 알려진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가수라고 한다. 영화 소개 사이트의 출연자 명단에는 당당히 ‘주연’으로 올려져 있지만 레이디버그가 처음 열차에서 내리려다가 마주친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격투가 벌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처구니없게 죽는다. 같이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애런 존스(텐저린)나 브라이언 헨리(레몬)에 비해 존재감이 제로다. 왜 주연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저 유명세를 이용한 판촉에 활용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거칠고 무서운 킬러들의 세계에 여성도 있다. 먼저 ‘프린스’로 알려진 킬러로 사건의 핵심 빌런인 ‘백의사신’의 딸이기도 하다.
프린스 역을 연기한 배우 ‘조이 킹’은 1999년 미국 태생으로 23살이며, 생김새도 아직 소녀 같은데 현실에서는 벌써 결혼해서 유부녀다. <레인 오버 미(2007)>, <호튼(2008)>, <아이스 에이지 3-공룡시대(2009)>,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등 여러 작품에서 조연이나 목소리로 출연했고,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 <키싱 부스(2018)>의 주연으로 출연해 영화가 2편, 3편까지 이어지면서 유명해졌다.
프린스는 열차에 나타난 기무라를 속여 붙잡은 뒤 병원에 누워있는 기무라의 아들을 인질 삼아 기무라를 협박한다. 아버지에게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은 사람이 병실에 아들을 홀로 두고 오직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열차에 오른다는 것도 전혀 설득력이 없지만, 이렇게 무능한 인물이 거의 주인공 수준으로 영화의 끝까지 간다는 것도 황당하다.
프린스의 주특기는 비열한 속임수다. 그녀는 처음부터 기무라를 끌어들여 자신의 계획에 이용하기 위해서 기무라의 어린 아들을 옥상에서 밀어버린 것이다. 심리 상태가 기본적으로 심하게 비틀어진 인물로 헛된 야망만 가득하며, 누가 됐든 상대를 얕보고 속일 수 있다는 오만함에 가득 차 있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살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비열한 쓰레기 같은 인성을 가진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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