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마리아의 정보를 통해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하자 레이디버그는 꼬인 사건을 풀어낼 방법을 생각한다.
화장실에 몰래 숨어있다가 텐저린에게 발각되어 둘이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는데, 그 와중에 텐저린의 전화가 울린다. 의뢰했던 백의사신 측에서 다음 역에서 중간 점검차 확인하겠다는 전화였다.
죽어버린 백의사신의 아들과 잃어버린 가방. 상황이 난처해진 텐저린은 레이디버그의 도움을 받는다. 레몬의 생김새를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서 속여 넘기려 했으나, 운 없는 레이디버그(가짜 레몬)가 들고 있던 가짜 가방이 저절로 열리면서 속옷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면서 속임수는 들통난다. 두 사람은 겨우 다시 열차로 달아나 살아남는다. 이처럼 정차 시간이 1분으로 정해져 있다는 설정은 여러모로 편리하게 이용된다.
살아서 다시 열차에 탑승하긴 했지만 레이디버그와 텐저린의 갈등은 계속 이어진다. 다음 역에 다시 열차가 정차하고 문이 닫히는 순간, 레이디버그는 텐저린을 문 밖으로 밀어버린다. 속 시원하게 하나 해결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텐저린은 거의 슈퍼맨처럼 몸을 날려 열차에 다시 올라타고 초고속으로 달리는 열차 유리를 깨부수고 내부로 침투한다는 만화 같은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러는 사이에 프린스와 기무라를 만난 레몬은 프린스의 속임수에 넘어가 기무라를 쏴버린다. 그러나 프린스의 가방에서 발견된 총 때문에 다시 프린스를 의심하지만, 레몬은 레이디버그가 몰래 타 놓은 수면제 물을 마신 상태라 결국 정신줄을 놓는다. 상황이 뒤바뀌자 프린스는 가차 없이 혼수상태인 레몬에게 총알을 날린다.
이렇게 여러 장면이 흐르는 동안 일본어로 부르는 노래가 배경에 흐르는데, 급박한 장면에서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방식이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에서 빗속에 결투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하지만 비정함마저 느껴졌던 그 장면과는 다르게 미묘한 거부감이 느껴졌는데, 아마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깔기에 너무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즉 음악에서 느껴지는 느낌 따로, 장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액션 따로. 전혀 연결해서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다.
우연히 기무라의 핸드폰을 발견한 레이디버그가 장로에게 핸드폰을 추적해서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힌트를 준다. 아주 하찮은 장면처럼 보이지만 이 장면으로 인해서 이 영화는 재미있는 B급 코믹 액션 영화가 아니라 일본도를 들고 날뛰는 일본식 막장 사무라이 영화로 변하게 된다.
레이디버그는 파악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죽은 울프를 찾아가 그의 품에서 ‘말벌’의 사진을 발견하고 얼굴을 확인한다. 그런데 확인 중인 사진 뒤로 실제 말벌이 갑자기 나타나며 또 한바탕 격투가 벌어진다.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고리타분한 방식을 쓰고 있다. 이쯤 되면 일부러 이런 연출을 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레이디버그는 그 자신이 치명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킬러는 아니다. 다만 이상하게 주위 사람들이 계속 죽어 나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에도 말벌은 레이디버그를 독살하려다가 오히려 자신이 중독되어 죽고 만다. 이 영화의 인물들은 말이 많다고 했는데, 이 장면에서도 두 사람은 싸우면서도 계속해서 독에 대한 설명이나 가방에 들어있는 돈의 출처와 임자가 누구인지 등등, 상황이 복잡해서 관객이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했는지 하나하나 열심히 떠들어댄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여성 킬러는 두 명이 나온다. 프린스와 말벌이다.
말벌 역할을 맡은 배우 ‘자씨 올리비아 비츠’는 1991년생으로 독일에서 출생한 배우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독일인이었던 아버지의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래서 그녀는 현재 이중국적자다. <데드풀 2(2018)>의 도미노 역할을 하면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출연한 것이 아닌가 한다.
(#6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