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 스물 세번째 이야기
여행객이 마을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얼마예요?”다.
감귤 따기 체험이든, 도자기 빚기 체험이든, 또는 숲 해설 투어든 결국 가격은 참여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체험콘텐츠의 가치는 단순히 몇 분을 소비하는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
그 속에는 주민의 시간, 기술, 자연의 자원, 그리고 경험의 독창성이 함께 녹아 있다.
그렇다면 체험콘텐츠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야 할까?
우선 보성의 차밭 체험을 떠올려 보자. 보성에서는 단순히 차밭을 구경하는 관광은 무료지만, 직접 찻잎을 따고 덖는 체험은 유료다.
가격은 대략 1만 원에서 2만 원 선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 가격은 단순히 찻잎을 따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차 문화에 대한 배우는 시간, 주민이 안내해주는 설명,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차를 가져가는 경험까지 포함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체험 가격은 물리적 비용이 아니라 ‘이야기와 경험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의 감귤 체험 역시 비슷하다.
농장에서 감귤을 따서 일정량을 가져가는 프로그램은 보통 1인당 1만 원 정도다.
하지만 단순히 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귤청 만들기, 감귤 디저트 체험까지 포함하면 2만~3만 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경험이 확장될수록 가격도 높아지지만, 참여객의 만족도도 함께 올라간다.
중요한 건 가격이 단순히 ‘시간 대비 비용’이 아니라, 얼마나 다채로운 추억을 남기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해외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 시라카와고의 전통 초가집 지붕 엮기 체험은 1인당 약 5천 엔(한화 약 4만 5천 원) 수준으로 운영된다.
겉보기에는 다소 비싸 보일 수 있지만, 단순히 지붕을 만지는 체험이 아니라 지역 장인의 기술을 배우고,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특별한 경험이 포함된다.
이처럼 희소성과 전문성은 체험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곳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와인 체험이다.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 양조 과정을 배우는 프로그램은 50유로(한화 약 7만 원 이상)부터 시작한다.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관광객은 단순히 와인을 마시는 소비자가 아니라, ‘와인을 만든 사람’으로 기억된다.
이런 정체성의 전환은 가격을 설득력 있게 만든다.
첫째, 재료비와 운영비. 농산물, 공예 재료, 공간 대여 등 직접 비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인건비. 주민 해설사와 체험을 돕는 인력의 시간과 노력이 반영되어야 한다.
셋째, 경험의 독창성.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체험이라면 가격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라면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넷째, 브랜드 가치. ‘순천만에서 철새와 함께하는 생태 체험’처럼 지역 브랜드와 연결되면 단순 체험을 넘어선 부가가치가 형성된다.
결국 체험콘텐츠의 가격은 단순히 “얼마 받아야 이익이 남을까”의 계산이 아니다.
오히려 “이 경험이 얼마나 특별하고, 얼마나 오래 기억될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가격은 숫자가 아니라 경험의 무게를 담는 그릇이다.
여행자는 때때로 “조금 비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체험 후 “값어치가 있었다”고 느낀다면 그 가격은 성공한 것이다.
주민의 기술과 시간, 마을의 이야기가 담긴 체험이라면, 가격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그 지역을 다시 찾게 만드는 신뢰의 약속이 된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