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 스물 네번째 이야기
여행은 결국 ‘누구와 언제’ 떠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다.
같은 마을의 같은 숲이라도 봄에 아이와 함께 오느냐, 여름에 청년들이 친구들과 찾느냐, 혹은 가을에 부모님과 함께 오느냐에 따라 체험의 결은 달라진다.
그래서 로컬관광의 핵심은 단순한 체험의 나열이 아니라, 계절별·세대별 맞춤형 설계에 있다.
봄은 ‘시작과 배움의 계절’이다.
아이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자연 관찰과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 어울린다.
순천만에서는 봄철 새싹과 철새를 주제로 한 생태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탐방을 제공한다.
봄꽃이 피는 계절에는 꽃차 만들기, 농촌에서는 모내기 체험 등도 인기가 많다.
봄에는 ‘자연 속에서 배우는 즐거움’을 중심으로 기획해야 한다.
여름은 활동성과 시원함이 필요하다. 청년층이나 친구 그룹은 모험적이고 참여도가 높은 체험을 선호한다.
제주에서는 여름철 바다에서 진행되는 플로깅(해양 쓰레기 줍기) 프로그램이 생태적 가치를 전달하면서도 즐거움을 준다.
강원도에서는 계곡 트레킹, 수상 레포츠와 로컬 음식을 결합해 여름 한정 체험을 만든다.
여름의 키워드는 ‘시원한 에너지와 참여’다.
가을은 사색과 수확의 계절이다.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모두에게 ‘풍요와 여유’를 주는 체험이 어울린다.
제주 감귤 따기, 보성 차밭 수확 체험, 평창 야생화 축제 같은 콘텐츠는 자연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또한 전통 공예 체험이나 로컬 음식 만들기 등 차분히 몰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가을에 잘 맞는다.
‘느림과 깊이’가 가을 체험의 핵심이다.
겨울은 치유와 회복의 계절이다.
노년층이나 웰니스 여행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기회다.
강원 인제 자작나무 숲의 설경 트레킹, 독일식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호흡·명상 프로그램, 온천과 지역 음식을 결합한 치유형 체험이 대표적이다.
겨울 체험은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돌보는 경험’으로 설계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세대별로도 포인트는 다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배움과 호기심이, 청년층에게는 모험과 경험 공유가, 중장년층에게는 여유와 사색이, 노년층에게는 치유와 회복이 맞춤형 설계 요소다.
결국 중요한 건 계절과 세대를 교차해 체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같은 마을에서도 봄에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여름에 청년 레포츠, 가을에 가족 수확 체험, 겨울에 시니어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1년 내내 다양한 세대가 머무를 이유가 생긴다.
머무름의 힘은 이렇게 ‘계절과 세대의 조화’에서 나온다.
자연은 이미 네 계절의 이야기를 준비해두었고, 마을은 그 이야기를 세대별로 풀어내면 된다.
여행자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순간을 찾고, 지역은 그 순간들이 모여 다시 찾게 되는 이유를 얻는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