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마흔 세번째 이야기
시니어 창업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전단지 돌리면 손님 좀 오겠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예전에는 당연한 방법이었다.
은퇴 전 회사 생활을 할 때도, 동네마다 전단지는 흔했고, 아파트 우편함엔 늘 전단지가 가득했다.
한 번 뿌리면 몇 명은 찾아오는 효과가 있었기에, 장사 초기에 전단지는 기본 도구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도 과연 그 효과가 있을까?
현실은 달라졌다.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꽂으면 대부분 바로 분리수거함으로 향한다.
젊은 세대는 전단지를 펼쳐보지도 않는다.
“가게 정보는 휴대폰으로 검색하면 되는데 왜 종이를 보나”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조사 결과, 20~30대의 절반 이상은 전단지를 아예 읽지 않는다고 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 도구로서 전단지는 이미 힘을 잃었다.
그렇다고 전단지가 완전히 무용지물은 아니다.
아직도 특정한 상황과 대상에서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을 타깃으로 할 때, 전단지는 여전히 직접적이고 친근한 매체다.
특히 동네 반찬가게, 택배 대행점, 병원·약국 같은 업종에서는 전단지가 ‘손에 잡히는 정보’로 작용한다.
오히려 온라인 광고보다 믿음직스럽다고 느끼기도 한다.
문제는 단순히 “전단지를 돌리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
단순히 메뉴와 가격만 적힌 전단지는 효과가 거의 없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보만 보려고 전단지를 받지 않는다.
대신 ‘쿠폰형 전단지’, ‘이벤트 안내 전단지’, ‘동네 주민을 위한 혜택’처럼 구체적 행동을 유도하는 전단지는 반응이 다르다.
“이 전단지 가져오시면 음료 서비스 드립니다” 같은 한 줄이 효과를 만든다.
한번은 치킨집을 창업한 50대 사장님이 전단지를 뿌렸는데 반응이 없다고 했다.
내용을 보니 전화번호와 메뉴판이 전부였다. 그걸로는 손님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첫 주문 고객에게 2,000원 할인”이라는 문구를 넣자, 그다음에 돌린 전단지는 실제로 주문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행동 유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전단지를 활용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건 타깃팅이다.
무작정 대량으로 돌리는 건 돈만 낭비다.
아파트 대단지에서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곳이라면 전단지는 대부분 버려진다.
반면, 오피스텔이나 원룸촌, 전통시장 근처, 시니어층이 많이 사는 동네는 반응이 다르다.
전단지가 여전히 ‘현실적인 광고’로 작동하는 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단지가 독립적인 광고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단지를 본 손님은 곧바로 휴대폰으로 검색한다.
네이버 지도에서 가게를 확인하고, 리뷰를 본다.
전단지는 단순히 ‘첫 번째 자극’일 뿐, 그다음 온라인 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전단지를 뿌릴 생각이라면 반드시 온라인 정보와 연계해야 한다.
전단지 하단에 QR코드를 넣어 SNS나 리뷰 페이지로 연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시니어 창업자에게 전단지는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였다.
무작정 돌리는 전단지는 쓰레기로 끝나지만, 잘 기획된 전단지는 여전히 손님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디지털에 소외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할 때는 여전히 중요한 도구다.
나는 상담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단지는 죽지 않았습니다. 다만 옛날 방식으로는 효과가 없을 뿐입니다.”
전단지를 여전히 ‘아날로그 감각의 광고’로만 본다면 돈만 낭비한다.
하지만 디지털과 연결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전단지는 지금도 충분히 힘이 될 수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 고객층은 전단지를 보며 움직일까?”,
“내 전단지에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행동을 유도할 장치가 있는가?”,
“내 온라인 정보와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다면, 전단지는 여전히 의미 있는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의 지혜였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