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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정부지원사업을 맹신하던 창업자에게

『스타트업 좌충우돌 멘토링_2』 서른 여덟번째 글

by 멘토K


“멘토님, 이번에도 정부 지원사업에 붙으면 버틸 수 있어요.”


B는 벌써 다섯 번째 정부지원사업에 도전 중이었다.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성장 R&D까지.

리스트를 쭉 읊던 그의 표정엔 약간의 자부심과 불안이 함께 섞여 있었다.


나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근데 그 다음은요? 사업은 ‘지원’으로 이어가는 게 아니라 ‘고객’으로 이어가는 건데요.”



창업이 ‘지원사업 릴레이’가 되는 순간

정부지원사업은 분명 창업 초기에는 든든한 울타리다.

특히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겐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 단비가 오히려 ‘습기’가 될 수도 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테마에 맞춰 사업 아이템을 수정하고, 중간평가에만 집중하며, 결과보고서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순간.

그 창업자는 이미 고객이 아닌 ‘정부’를 위한 사업가가 되어버린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지원사업은 자전거의 보조바퀴입니다. 처음엔 필요하지만, 언젠간 떼야 진짜 균형을 배우는 거죠.”


B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요즘은 고객 피드백 받는 게 더 무서워요. 부정적인 말 들을까봐…”


나는 다시 B에게 말했다.

“고객의 피드백은 상처가 아니라 기회이죠. 보고서에는 없지만, 살아 있는 시장의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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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이 아닌 ‘활용’이 답이다

정부지원사업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그것을 ‘활용’하는 창업자는 결국 고객 기반을 만들어 성장할 수 있다.


반면, 그것에 ‘의존’하는 창업자는 외부 자극 없이 자립하지 못하는 유아기 상태에 머무른다.


나는 B에게 다음과 같은 전략을 권했다.



전략 항목 활용 포인트


지원사업 선정 시 기준 ‘우리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선택

결과물 설계 발표용 성과가 아닌, 실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목표 수립

중간보고서/결과보고서 작성 고객 피드백과 반복학습을 중심으로 구조화

팀원 역할 배분 정부 대응 인력과 시장 대응 인력 분리하여 병렬 운영

지원사업 외의 매출원 확보 6개월 내 매출 전환 가능한 테스트 판매/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결국 시장은 보고 있다

정부는 당신을 한 번 평가하지만, 시장은 매일 평가한다.

보고서로 끝나는 성과보다, 고객에게 남는 경험이 진짜다.


나는 B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너무 많은 창업자가 정부지원사업에 ‘붙는 것’에 성공했지만, 시장에는 ‘붙지 못하고’ 사라졌어요.”


지원사업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어서는 안 된다.
진짜 창업자는 언젠가 ‘정부가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게 바로 ‘자생력’이고, 고객과 시장이 증명해줄 단 하나의 성적표다.


– 멘토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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