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0. 창업멘토가 필요한 이유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오십번째 글

by 멘토K


시니어 창업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내가 인생 경험이 많은데, 멘토가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평생 직장 생활을 하며 쌓은 경력, 가정을 책임지며 다져온 인내심, 사회적 관계망까지 고려하면 그 말은 어느 정도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창업의 세계는 전혀 다른 판이었다.

익숙했던 직장 규칙도, 과거에 통했던 방식도, 이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 낯선 세계를 단숨에 헤쳐 나가려면 혼자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멘토가 필요했다.


창업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업종 선택에서부터 자금 조달, 상권 분석, 마케팅, 직원 관리까지 수많은 선택이 연속이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한 걸음은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불렀다.


특히 시니어 창업자들은 젊은 세대보다 회복할 시간이 짧았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훨씬 더 힘들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시행착오를 줄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확보할 수 있는 멘토의 존재가 중요했다.


나는 많은 시니어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왔다.

그중에는 처음부터 멘토를 찾아 조언을 구한 사람도 있었고, 끝내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결정했다가 후회한 사람도 있었다.


예를 들어 A씨는 퇴직 후 빵집을 열었다.

그는 제빵학원을 다니며 기술을 배웠지만, 상권 조사에는 소홀했다.


“맛만 있으면 손님은 알아서 오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자 주변에 이미 유명한 프랜차이즈 빵집이 세 곳이나 있었다.


입지 선택의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나중에 그가 털어놓은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누군가 옆에서 ‘이 지역은 포화 상태’라고 단 한마디만 해줬어도, 나는 퇴직금을 날리지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B씨는 달랐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멘토를 찾아갔다.


멘토는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 하려는 업종은 트렌드와 맞지 않으니,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처음에는 서운했지만, 결국 그는 멘토의 조언을 받아 업종을 바꿨다.


그리고 현재는 소규모 체험형 공방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멘토 한마디가 내 인생 2막을 살렸습니다.”



멘토는 모든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답을 바로 주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게 도와주는 존재였다.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시니어 창업자에게 꼭 필요한 약이었다.


주변 지인들의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멘토는 괜찮다는 위로보다, 준비되지 않은 부분을 직설적으로 짚어내 주었다.


물론 멘토를 만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조언을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창업자의 귀가 닫혀 있으면 멘토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멘토는 길을 가리킬 뿐, 걸어가는 것은 창업자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 길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걷도록 돕는 등불이 되어주는 역할, 그것이 멘토의 힘이었다.


시니어 창업이 젊은 세대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실패했을 때의 대가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시 회복할 체력도, 자금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절실했다.


멘토는 바로 그 역할을 했다.

방향을 점검해 주고, 위험을 경고하며,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창업은 용기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경험을 넘어선 새로운 배움과 조언이 필요합니다.”


시니어 창업자가 멘토를 찾는다는 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 현명하다는 의미였다.


결국 멘토를 곁에 두는 건 스스로에게 하는 가장 큰 투자였다.


창업의 길은 외롭고 험난했다.

그러나 그 길에 멘토라는 등불이 있다면, 그 어둠은 조금 더 밝아지고,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졌다.


시니어 창업자에게 멘토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 멘토 K -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19화#49. 장사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