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마흔 아홉번째 글
예전에는 장사를 잘한다는 말이
‘좋은 물건을 싸게 판다’, ‘음식 맛이 좋다’, ‘손님을 정성껏 대한다’라는 의미로 통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 정의가 달라졌다.
장사는 더 이상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사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사람들이 경험하고 공유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의 무대가 되어야 했다.
나는 시장에서 많은 시니어 창업자들을 만나왔다.
그들은 흔히 이런 말을 했다.
“나는 SNS 같은 건 잘 모르고, 그저 손님이 오면 정성껏 팔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맛과 친절만으로는 부족했다.
고객은 단순히 배를 채우러 오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기고, 글로 기록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를 원했다.
결국 음식점 하나, 작은 카페 하나도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손님의 발걸음이 달라졌다.
실제로 어떤 시니어 창업자는 오래된 공방을 운영하며 단순히 제품만 팔던 방식을 바꿨다.
그는 고객이 직접 작은 체험을 하고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게 했다.
고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산 게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사진 찍고 영상으로 기록해 SNS에 올렸다.
자연스럽게 가게는 홍보가 되었고, 손님은 다시 방문했다. 이 사례는 명확히 보여준다.
장사는 이제 판매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스토리와 경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콘텐츠가 된 장사는 단골을 넘어 ‘팬’을 만든다.
팬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다. 그곳에서 느낀 경험을 전하고 싶어 하고,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한다.
작은 카페의 계절 한정 메뉴, 동네 분식집의 정겨운 손글씨 메뉴판, 시니어 사장이 직접 들려주는 옛 추억이 담긴 이야기까지, 모두가 콘텐츠가 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잘 보여주느냐’였다. 요즘은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없어도 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사진을 찍고, 짧은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릴 수 있는 시대다.
문제는 많은 시니어 창업자들이 여전히 “그런 건 젊은 사람들 하는 거”라며 손을 놓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세대 차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시장의 규칙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였다.
고객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선택하는지의 기준이 이미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이를 무시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창업을 고민하는 시니어들에게 이런 조언을 자주 했다.
“당신의 삶의 이야기 자체가 이미 콘텐츠입니다. 그것을 보여주세요.”
은퇴 후 다시 시작한 이유, 가게 이름에 담긴 의미, 하루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고객을 대하는 태도 모두가 이야기였다.
고객은 이런 진정성을 좋아한다.
특히 시니어 창업자의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젊은 창업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힘이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였다.
장사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기회이기도 했다. 예전처럼 대규모 광고비가 필요하지 않고, 거창한 이벤트를 열지 않아도 되었다.
중요한 건 ‘나만의 이야기’를 찾고, 그것을 고객과 나누는 과정이었다.
손님 한 명이 남긴 사진 한 장, 리뷰 한 줄이 수십 명의 새로운 손님을 불러올 수 있었다.
결국 시니어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콘텐츠의 눈으로 장사를 바라보는 힘이었다.
가게의 문을 열고 닫는 하루의 일상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을 가지고 작은 순간들을 기록하고 공유할 때, 장사는 더 이상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오늘 장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의 질문은 곧,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인가의 질문과 같다.
시니어 창업자가 자신의 삶을 담은 콘텐츠로 가게를 꾸려간다면, 그것은 단순히 생계의 수단을 넘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브랜드가 된다.
장사는 물건을 파는 일이지만, 이제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야 했다.
그것이 시니어 창업자가 새로운 시대에 맞춰 서야 하는 이유이자, 진짜 경쟁력이었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