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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시니어 창업자에게도 브랜딩이 필요하다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마흔 여덟번째 글

by 멘토K


많은 시니어 창업자들은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고개를 갸웃한다.


“나는 그냥 작은 가게 하나 하는데 무슨 브랜딩이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현장에서 늘 강조했다.

규모와 업종을 떠나 브랜딩은 ‘내 가게가 어떤 존재로 기억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결국 브랜딩은 거창한 기업만의 것이 아니라, 작은 분식집이나 동네 서점에도 똑같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실제 사례를 떠올린다.

어느 60대 창업자는 떡볶이집을 시작하며 ‘맛만 좋으면 손님이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으로 간판조차 평범하게 달았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그 가게는 똑같은 떡볶이집 중 하나로만 보였다.


반대로 옆집의 젊은 사장은 ‘엄마 손맛 떡볶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게 이름부터 포장지, SNS 홍보까지 일관성 있게 운영했다.


손님들은 단순히 떡볶이가 아니라 ‘엄마 손맛’을 사러 갔다.


두 가게의 차이는 단순한 맛의 차이가 아니라, ‘기억되는 이미지’를 갖췄느냐의 문제였다.


브랜딩은 결국 신뢰를 쌓는 일이다.

시니어 창업자들이 종종 간과하는 점은, 자신이 평생 쌓아온 삶의 경험이 브랜딩의 재료가 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30년 동안 교직에 있었던 사람이 ‘은퇴 후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카페’를 연다면, 그것만으로도 스토리와 신뢰가 생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어떻게 가게 이름, 공간 인테리어, 고객과의 대화 속에서 녹여내는가다.


그저 “옛날 선생님이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를 맡기고 싶은 따뜻한 공간’이라는 메시지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브랜딩은 단순히 로고나 간판 디자인이 아니다.


고객이 들어와 처음 맞이하는 인사, 메뉴판에 담긴 글귀, SNS에 올리는 사진 한 장까지 모두 브랜딩이었다.


이런 부분에서 시니어 창업자들은 약점을 드러내곤 했다.


“나는 그런 거 잘 몰라서…”라며 SNS 홍보를 미뤘다가, 어느새 주변 경쟁자에게 고객을 빼앗기곤 했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꼭 본인이 직접 SNS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자녀나 젊은 직원, 혹은 외부 프리랜서를 활용해도 된다.


중요한 건 ‘내 가게의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였다.

나는 늘 말했다.

브랜딩이란 거창하게 회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머릿속에 단 하나의 이미지로 자리 잡는 것이다.


‘저 가게는 따뜻하다’, ‘저곳은 정직하다’, ‘저 사람은 믿을 만하다’ 같은 이미지 말이다.


이게 없으면 고객은 쉽게 잊는다.

가격과 위치로만 선택받는 가게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브랜딩은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와도 연결된다.


많은 시니어들이 겸손을 미덕으로 여겨 자신의 이야기를 숨겼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누군가의 이야기와 진정성이 소비를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 “내가 누구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이 고객과 오래 관계를 맺었다.

결론적으로 시니어 창업자에게도 브랜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단골을 만드는 힘, 다시 오게 만드는 힘은 ‘브랜드’라는 이름의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나는 그냥 소박하게 한다”는 말로 브랜딩을 외면할 수 없는 시대다.


시니어 창업자일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브랜드로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최소한의 전략이자, 삶의 경험을 가치로 바꾸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이었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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