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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작게 시작하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오십 다섯번째 글

by 멘토K


많은 시니어 창업자들이 처음부터 큰 가게, 멋진 인테리어, 그리고 직원 몇 명을 두는 그림을 떠올리곤 했다.


“이왕 시작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라는 마음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를 수없이 보았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현실은 자본과 경험, 체력이 모두 한정된 상황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작게 시작하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을 낮추고 배움의 속도를 높이는 현명한 전략이었다.


나는 여러 시니어 창업자를 만나면서 ‘크게 시작했다가 크게 무너진 사례’와 ‘작게 시작했다가 단단히 자리를 잡은 사례’를 동시에 접했다.


예를 들어, 한 은퇴자는 수억 원의 퇴직금을 투자해 대형 음식점을 열었다가 2년도 안 되어 빚만 남겼다.


반대로 또 다른 이는 작은 푸드트럭으로 출발해 고객 반응을 보며 메뉴를 다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3년 뒤 작은 점포를 열어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규모가 작았기에 유연하게 방향을 바꾸고,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게 시작하면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가 생겼다.


처음부터 큰 투자로 묶이면, 작은 잘못조차 큰 타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소규모로 시작하면 실험이 가능했다.

메뉴를 바꾸어 보기도 하고, 운영 시간을 조정하기도 하고, 온라인 판매와 같은 다른 채널을 시도해볼 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와 경험은 무엇보다 값진 자산이 되었다.


또한 작게 시작하면 가족이나 지인과의 갈등도 줄어들었다.


큰돈이 오가면 주변의 기대와 압박이 커지고, 실패했을 때의 상처도 깊어졌다.


반면, 작은 규모의 창업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시도할 수 있어 배우자의 반대가 덜했고, 자녀들의 우려도 줄었다.


무엇보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


시니어 창업자에게 체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었다.


대형 매장을 운영하려면 인력 관리, 재고 관리, 마케팅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끝이 없었다.


하지만 작은 규모라면 본인의 손이 닿는 범위에서 관리할 수 있었고, 체력과 경험에 맞게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해낼 수 있는 범위”라는 선을 그어두는 것이 결국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보장했다.


물론 작은 규모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탐색하며, 시장에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훨씬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시니어 창업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큰 욕심은 잠시 내려놓고, 작은 성공을 먼저 만들어 보라. 그 작은 성공이 쌓이면 언젠가 큰 그림을 그릴 힘이 된다.”


창업은 인생의 후반부에서 다시 쓰는 도전장이었다.

그렇기에 더 조심스럽고, 더 현명해야 했다.


나이는 무기가 될 수도 있고,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시작하느냐’였다.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해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그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시니어 창업의 본질은 ‘내 삶의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크게 시작할 필요도, 허세 섞인 투자를 할 이유도 없었다.


작은 규모라도, 그것이 나의 삶에 맞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멘토K는 늘 강조했다.


“작게 시작하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지혜다. 크기를 줄이면 배움이 커진다.”


실패가 두렵다면, 더더욱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오래가는 길이고, 진짜 나답게 창업을 이어가는 지름길이었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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