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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세상은 여전히 당신을 필요로 한다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오십 아홉번째 글

by 멘토K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을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여전히 사회에 쓰임이 있는 존재일까?”라는 물음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직장을 떠난 순간, 그동안 들려오던 직함과 역할이 사라지면서 자신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된 듯한 허무감이 찾아왔다.

이 허무가 창업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나는 상담 자리에서 자주 이런 말을 들었다.

“나 같은 사람이 지금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 말 속에는 스스로를 낮추고 지워버리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나는 늘 단호하게 답했다.

“세상은 여전히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당신이 가진 경험과 지혜는 아직 누구에게도 대체되지 않았습니다.”


한 60대 전직 교사는 은퇴 후 마을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료 봉사로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더 이상 쓸모없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과 만나면서 제 경험이 여전히 가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비록 거창한 창업은 아니었지만, 그의 활동은 ‘창직’의 한 형태이자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급자의 역할이었다.


또 다른 50대 후반의 창업자는 평생 요리사로 일하다 은퇴했다.

그는 작은 온라인 쿠킹 클래스를 열어 시니어와 청년들에게 요리법을 가르쳤다.

젊은 사람들은 그를 통해 단순한 요리법만이 아니라, 장사하며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함께 배웠다.

그 역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게 아직 많구나.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젊은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였다.

이것은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와는 달랐다.

실패를 겪어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통찰, 오랜 세월 쌓은 내공에서 나오는 해법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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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창업이 단순히 생계형으로 끝나지 않고 의미 있는 여정이 되려면, 이 지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했다.

창업은 돈을 버는 일일 뿐 아니라, 내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돈은 사라질 수 있지만, 내가 세상에 남기는 영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시니어 창업자들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가진 경험 중 무엇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순간, 창업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기회의 장이 된다.

내 안에 있는 것을 세상과 나누는 일이기에,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었다.

시니어는 자신이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축소하기 쉽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건 무능이 아니라, 축적된 자산이 많다는 뜻이었다.

기술, 인간관계, 실패 경험, 성찰, 그리고 삶의 무게까지. 젊은 세대는 이 모든 것을 원하고 있었다.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창업의 무대였다.


세상은 여전히 당신을 필요로 했다.

당신이 쌓은 시간, 경험, 그리고 내공은 누구에게도 대체되지 않는다.

그것을 스스로 믿고 내놓는 순간, 창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인생 2막의 무대가 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시장이 냉정하든, 당신이 가진 것은 분명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자산이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야 했다.

“나는 여전히 쓰임이 있는 사람이다.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한다.”

그 확신이야말로 창업을 버티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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