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드디어 연애를?

by 흥미진진한 독자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등교하다 자동차와 접촉 사고가 있어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4일 정도 입원해 검사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래서 등교하지 못했다.


방학보다 학교 가는 게 즐겁다는 아들은 심심하게 혼자 병실에 있는 것을 무료해했다. 청소년기에 학교 가기를 좋아하는 이상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교에서 그만큼 개구쟁이로 지내기 때문에 학교 가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이다.


입원한 지 며칠이 지나자, 선생님과 친구들이 ' 00 이가 학교에 없어서 학교가 너무 조용하다'며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나?' 친구들이 '수업 시간에 조용해서 재미없다'라고 했단다. 얼마나 나대고 다녔으면 저런 소리를 듣나, 수업을 방해하는 건 아니었는지 걱정되었다.


입원한 다음 날 엄마 핸드폰으로 아들 친구 문자가 왔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 00 친구 임채민입니다. 00 이가 입원했다고 하는데 걱정되어 연락하고 싶어서요. 많이 다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제가 연락했다고 꼭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 내일 병실에 가서 연락할 수 있게 해 줄게."


"네,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 여자친구가 생겼나? 학교에서 본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학생이 있다고 흘려 말하는 것을 들은 거 같기도 했다. 이 녀석 드디어 연애를 해보는 건가? 하는 생각에 오히려 엄마가 설레고 두근거린다. 문자 보내는 말투도 딱 공손한 여자아이 말투였다.


휴대폰이 없어 아들에게 사실관계를 바로 확인하지 못한 공백의 시간은 엄마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갔다.


만약 우리 아들에게 호감이 있는 여자친구라면?


아들이 연예하면 쭈구리로 보이면 안 되니 예쁜 옷이라도 사줘야 하나?


용돈을 조금 올려줄까?


여자친구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면 공부 안 하는 우리 아들도 독서실은 잘 따라다닐 텐데.


헤어질 때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엄마 혼자 아들 연예의 시작과 끝을 소설 쓰며 두근두근 퇴근길에 올랐다. 아들 병실에 찾아가서 엄마는 다 알고 있다는 말투로 "너 임채민이라는 여자아이한테서 연락 왔더라. 둘이 서로 무슨 관계야? 너를 애틋하게 찾던데? 너에게 꼭 연락해 달라고 하더라?"


아들이 엄마를 비웃는다


"엄마! 임채민 남자야."


(엄마 멍….)


"어, 그랬구나. 남자애들은 메시지 길게 안 쓰던데, 어머니도 아니고 어머님이라 하던데. 글만 읽고 여자인 줄 알았네."


연애는 연락이 기본이다. 휴대전화도 없이 어떻게 연애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기네스북에 오를 것이다. 그런데도 엄마는 언감생심 아들의 연애를 꿈꿨다. 미안하다. 너의 솔로 생활은 부모탓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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