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이들 깨우는 것도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둥이네 집은 아침에 아이들 깨우느라 엄마가 호통치는 날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엄마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을 맞이한다.
집안 분위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아들의 개그 섞인 한마디 말 때문에 달라진 변화를 느꼈다. 일찍 일어난 둥이들이 엄마가 일어나서 밥 해주기를 기다렸는데, 일어나지 않자, 옆에 와서 큰 소리로 외친다.
"용사여 일어나라! 전쟁터를 향해 출정하라."라고 소리친다.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 눈을 한쪽만 뜨고
"용사는 무슨 용사야?"라고 물어봤더니,
"엄마가 예전에 쓴 글을 보니까 요리할 때 전쟁 용사라고 하던데?"라고 한다.
맞다. 브런치에 '주방은 엄마들의 전쟁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아이도 종종 내가 쓴 글을 읽는데 그때 비유한 표현을 기억하고 있었다. '용사'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는데 아들은 '장군'이라는 표현 대신 '용사'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장군'이라는 단어는 좀 올드한 느낌이다. 요즘 애들은 '용사'라고 하는구나 싶다.
아들은 용사는 죽지 않는다며 계속 엄마를 깨운다.아들 덕분에 평소 기상 시간보다 10분 일찍 일어났다. 침대에 앉고 보니 엄마가 아들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아들이 엄마를 깨우느라 고생이다. 웃긴 상황이다.
물론 밥을 얻어먹기 위해 그런 것이지만 언제부터 우리 집이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꽤 오래전부터 그랬던 거 같다.
이런 결과가 생긴 이유를 생각해 보니 3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1.'몰폰'현상이 없다. 아이들은 '몰'래 핸드'폰'하기를 줄여서 '몰폰'이라고 한다. 많은 학생이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말하라고 하면 씻은 후 에어컨 틀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 시청하기를 선택한다. 잠들기 전 유튜브를 시청하면 알고리즘이 인도해 주는 대로 착실하게 따라가다 늦게 잠든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몰래 휴대전화 사용을 할 수 없으니 수면의 질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2. 반려동물 앵무새가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새벽 6시면 온 동네 새들이 지저귄다. 아파트 2층에 살다 보니 딱 나뭇가지 뷰다. 다양한 새들의 소리를 듣고 집에서 키우는 앵무새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 집안을 날아다닌다.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일어나서 움직인다.
3. 일찍 취침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심지어 아이들은 체력 회복도 빠르다. 취침을 일찍 하니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루 8시간 이상은 푹 잔다. 9시간 자는 날은 너무 자서 허리가 아픈 것 같다며 아침에 일찍 깨서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