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카카오톡! 핸드폰에서 연락을 주고받을 때 기본이 되는 앱이 카카오톡이다. 핸드폰이 없으면 카카오톡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핸드폰이 없어도 카카오톡 PC버전을 이용해 핸드폰과 똑같이 채팅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 둥이들은 핸드폰 통신사를 해지하기 전 컴퓨터에 카카오톡 PC버전을 설치해 두었었다. 그래서 핸드폰이 없어도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과 연락과 전화도 하고, 반톡 채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렇게 친구들과 소통하는데 소외되지 않고 적응하며 잘 지냈다. 컴퓨터 카톡만 사용한 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큰 둥이가 로그인되지 않는다고 찡찡거린다.핸드폰으로 모바일 인증을 하라는 알람이 뜬다고 한다. 아들 말에 따르면 몇 개월 동안 휴대폰으로 로그인하지 않으면 PC 카카오톡을 쓸 수 없다나 뭐라나. 하지만 작은 둥이 카카오톡은 컴퓨터로 로그인할 수 있는 상태여서 둘이 하나의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상황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컴퓨터 카카오톡을 사용했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처음 PC로 인증한 시점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둘째도 이제 조금 있으면 PC 카카오톡이 안될 거라는 사실에 아이들도 엄마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 학교에서도 카카오톡 단체 톡방을 만들어 전달 사항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제 한계상황이 왔다고 생각했다. 카카오톡이 안된다면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둥이 카카오톡은 지금까지 PC로 로그인이 잘 된다. 그래서 카카오 고객센터에 질문을 넣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상황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이 없으면 PC 버전 카카오톡을 쓸 수 없는 건지 물어봤다. 역시 메신저를 운영하는 회사답게 답변이 빠르게 왔다.
요지는 최신 버전 업데이트 이후, 안전한 로그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브기기에 노출되는 인증번호 4자리가 꼭 필요하다는 거였다. 가입된 통신사가 없다면 인증번호를 받을 수 없고 결론적으로 컴퓨터 카카오톡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작은 둥이는 왜 PC 카카오톡이 될까? 둘째에게 물어보았다. "너 업데이트 한 번도 안 했어?" "엉, 접속할 때마다 뜨던데 귀찮아서 안 했어." "아~ 그래서 너만 카카오톡이 로그인된 거구나."
그랬다. 큰 둥이는 부지런하게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했고, 작은 둥이는 귀찮아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업데이트 알람을 계속 무시했던 것이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이 있다. 무용해서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이 어떤 상황에서는 유용한 물건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둘째 녀석의 게으름 덕분에 PC 카카오톡 계정이 아직 살아있을 수 있었다. 앞으로 쭉 업데이트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래야 카카오톡을 계속 쓸 수 있으니까.
세상일은 참 알 수 없다. 무용이 유용이 되기도 하고 유용이 무용이 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가치 있는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생활환경도, 물건도, 사회 제도도 시간이 갈수록 업데이트되는 세상인데 행복, 사랑, 우정과 같은 가치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