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헤드셋과 골동품 MP3의 소통

세대갈등 풀어내기

by 흥미진진한 독자

아들이 용돈을 착실하게 모아 헤드셋을 샀다.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고르고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결재해 달라며 엄마에게 현금을 준다.


뭐. 본인 용돈 모아서 산 거니 군소리하지 바로 결재해 줬다. 결재해 놓고 보니, 집에 있는 MP3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제품인지 물어보지 못했다. 연결이 안 되더라도 추운 겨울이 오고 있으니 귀마개 겸 멋 부리는 용도로 쓰던지 하겠지 싶어 신경을 껐다. 본인 돈으로 산 거니 잘 알아보고 샀을 거라 믿었다.


제품이 집으로 배송 왔고 아들은 MP3와 헤드셋을 연결해 음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나름 만족하는 듯하다. 부모가 냉큼 사주는 것보다 본인이 용돈을 차곡차곡 아껴서 사고 싶은 물건을 샀을 때만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있다. 아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냈다.


패션의 정점에 있는 멋쟁이 헤드셋에 현존하지 않을 것 같은 골동품 MP3의 만남이라니. 순간 웃음이 났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세대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 한 가닥을 잡은 것 같았다.



나이 들어 소통이 어려운 어른을 꼰대라고 한다. 공감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해 자기중심적 대화방식을 고집하는 기성세대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비하하는 어감을 지닌 '꼰대'는 'MZ'세대라는 말과 서로 스파크를 일으키며 세대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아들의 모습을 보니 헤드셋은 'MZ세대'로 MP3는 '기성세대'로 보인다. 서로 소통될 것 같지 않은 사물이 연결되어 작동한다. 단, MP3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옛날 방식으로만 존재하는 MP3는 신제품들과 소통할 수 없다. 블루투스 기능이라는 한 가지 변화로 모든 제품과 연결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생긴 것이다.


사람도 기성세대가 '오픈 마인드' 하나만 장착하면 세대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변화하지 않는 경직된 태도는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MP3와 같다. 곧 아무도 찾지 않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연륜(年輪)이라는 의미는 1년마다 생기는 둥근 테를 말한다. 나무는 나이테로 사람은 경험으로 테를 만든다. 하지만 테두리에 갇혀있기만 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없다. 세상살이에 연륜이 있는 연장자들이 젊은 세대를 향해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열어주면 어떨까? 큰 원이 작은 원을 품어줄 수 있듯이 말이다.


'MZ'라 불리는 젊은 사람들도 노마지지(老馬之智)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는 무시 못 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 '꼰대'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들마다 쌓아놓은 경험이 아깝다.



공자는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
이라고 했다.


군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의 원인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뜻이다. 군자와 소인은 나이로 구분되지 않는다. 군자다운 사람이 될지, 소인처럼 굴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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