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인 앵순이의 첫인상은 생각한 것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솜털만 뽀송하고 깃이 완전히 자라지 않아 얼룩덜룩한 모양새다. 누더기 옷을 걸친 것마냥 듬성듬성한 꼴이 볼품없어 보였다. 내가 봤던 화려하고 예쁜 앵무새의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동그랗게 뜬 큰 눈과 날카로운 부리, 날지 못하는 날개와 앙상한 두 발만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알곡적응 중인 이유조이기 때문에 하루에 3~4번 이유식을 먹여야 했다. 이유식을 먹여야 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개성 있게 받아먹는 모습으로 식구들이 서로 이유식을 먹이겠다고 숟가락 쟁탈전이 일어났다. 앵순이가 이유식을 먹을 때마다 온 식구가 모이는 가족단합을 이루어 냈고 정성스럽게 여린 생명을 키워나갔다.
날개 움직이는 연습중인 앵순이. 너무 빨라 카메라에도 흔들리게 잡힌다.(2년전 사진)
연약한 두 발로 사물을 꼭 잡고 날개 움직이는 연습을 열심히 했다. 앵순이 옆에 있으면 선풍기가 없어도 될 만큼 시원한 토네이도 바람이 불었다. 65그램뿐인 몸무게를 지닌 존재가 이렇게 강한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신비로웠다.앵순이 일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시기다. 어깨에 앉는 게 익숙해질 때쯤 엄마 얼굴 옆에서도 날개 움직이는 연습을 힘차게 했다. 더운 여름 엄마의 땀방울을 식혀주기라도 하는 듯. 부채가 없어도 될 정도였다.
날개에 깃이 자리 잡고 열심히 날갯짓 연습을 하더니 어느 날 사람에게 처음 '푸드덕' 소리 내며 먼 거리를 날아온다. 짧은 거리만 포르륵 날아다니더니 연습으로 자신감이 생겼는지 먼 거리를 자연스럽게 날아 착지까지 한다. 아기가 처음 벽을 짚고 섰을 때의 감격을 새를 키우면서 다시 맛보았다. 새니까 당연히 날아야 하는데 모두 호들갑이었다.
익힐 습(習)이라는 한자에 왜 깃 우(羽)가 들어가 있는지 새를 키워보며 그 이유를 알았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량과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관찰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習(습)이라는 한자는 '익히다', '배우다', '연습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날 수 있게 태어난 새 조차도 나는 연습 없이 한 번에 멋있게 나는 법은 없다. 뭐든 타고난 것도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타고나지 않은 것에 있어서는 말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