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현 Oct 19. 2020

사업에 낭만을 품고 있다면

#08. 1인 기업이 펀딩 1천만 원 달성하기

#07. 1인 기업이 펀딩 1천만 원 달성하기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고 있을 때
그것이 성공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영웅적인 활동과 실행이 아니라 지극히 지루하고 반복적이며
끝이 없어 보이는 탐침 활동의 연속이
바로 불확실한 미래로 점프하는 창업가의 성공 자질이다.

이것이 스타트업 경영의 첫걸음이자, 바로 린 스타트업 방법이다."


권도균 대표님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을 읽다가 뼈 때리는 부분을 발견했다. 기존에 내가 하고 싶었던 사업은 '놀이 교육 콘텐츠'와 '놀이키트' 제작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고, 아이들을 무척 예뻐했기에 교육 업계 경험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 들었다. 


다시 돌아가서, 첫 번째로 만든 [천생연분 견우직녀]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를 활용한 보드게임이었는데 독일 박람회 나갔을 때 호평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출시했다. (그때는 독일 보드게임 시장이 훨씬 크고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런 마이너 독립 게임에도 관심이 지대하다는 걸 몰랐다) 우리나라 유저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발로 뛰고 닥치는 대로 부딪치며 1년 만에 5백 개를 겨우 팔았다. 자금이 소진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뭐든 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만든 두 번째 제품은 커플을 위한 대화게임이었다. 심리학을 전공했고 대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었기에 관련 제품 리서치를 하다가, 유일하게 '대화'가 의무인 타겟층이 커플이라는 생각에 공략 제품을 만들었다. 이미 시장에 커플젠가 등의 가벼운 게임이 나와 있었지만,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와디즈 펀딩 천 만원을 넘으면서(700%) 큰 호응을 얻었고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잘 팔리는 효자 상품이 되었다. 심리학 관련 서적을 두 달 동안 파고, 고객 인터뷰와 테스트를 통해 5회의 수정을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였기에 그 어떤 제품보다 퀄리티가 높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가감없는 후기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제품 사용 후 결혼을 결심했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진심 감동이었다... 


본 제품의 성공적 런칭 이후 '대화'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을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자녀 대화편과 커플대화편 2탄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계속 아동 교육 관련 콘텐츠에 미련이 남는 거다... 그래서 끌어 모은 자금으로 세 번째 제품인 아동 교육 키트를 준비했다. 물론 세 번째 제품이 잘 안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러브스텔라]의 성공을 발돋움 삼아 폭발적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두 가지 제품의 연관성이 없기에 당연한 소리이고, 그 점이 가장 아쉽다)


하지만 상기 발췌본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성공의 시작점'을 잘 포착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제품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계속 나아갔더라면 아마 '대화' 쪽 콘텐츠는 다 훑었을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확장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은 성공을 맛봤을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요구를 잘 포착해서 대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사업'은 절대 낭만적이지 않다. '나'라는 편향이 끈기와 의지를 발휘해서 좋기도 하지만, 아이템과 시장을 바라볼 때는 철저히 고객 중심적이어야 한다.


퇴사 이후 8년 간 사업을 하겠다고 이것저것 시도하며 알게된 쓰디쓴 진실이다. 

이전 09화 판매왕 빙의할 시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