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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 Sep 30. 2022

인도의 경적소리에 잠 못 드는 밤

인도의 경적소리는 배려?

7년 전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여행자들의 성지 빠하르 간즈에 도착한 날이 생각난다.


대학교 동기와 함께 맨 처음 인도에 가겠다고 마음먹고 야심 차게 비행기를 타고 뉴델리 공항에 떨어진 그 첫날에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끊임없이 귓가에 박히는 차량 경적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저녁 내내 뒤척였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경적 소리 듣는 게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기도 하고 자칫하다 경적을 울리면 민망해서 머쓱한 경우가 많은데, 인도에서는 경적소리를 듣지 않는 게 어려울 정도로 한국 운전자들과 운전 습관이 다르다.



인도에서 수없이 많은 택시와 우버를 타면서 도대체 왜 경적 소리를 시도 때도 없이 빵빵!! 울리는지 궁금해 자세히 관찰하고 느낀 바로는


인도에서 차량 경적 소리는 "짜증 나게 하지 마! 뭐해!? 빨리 안 가고!"라는 경고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교통 신호등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어두운 밤길에 커브길을 돌아야 할 때, 보행자가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골목길에서 "지금 나 운전하고 있어! 운전하는 차 하나 지나가!"라고 혹시 튀어나올지 모를 상대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안내를 해주는 의미로 사용되고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지금 나 운전하고 있어! 운전하는 차 하나 지나가!

사실 이렇게 알려주는 이유는 인도 운전자들의 경우 차선이 3차선이어도 4차선 5차선으로 본인 마음대로 차선을 하나 더 만들어 달리거나 역주행을 하거나 갑자기 멈추어서거나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인데, 결국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개념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운전 예절이라는 것이 그냥 없다



인도 교통사고 비율을 살펴보면 2021년 지난해에만 38만 명 정도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나오고 인도 시골지역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생각해보면 리포트되지 않은 건수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사고 전 세계 1위는 인도, 교통사고 대비 사망비율도 1위




인도 운전자들을 보면 결국에는 내가 살기 위한 경적 소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경적을 울리는데도 이제는 "내가 헤드셋을 껴야지 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를 다니다 보면 경적소리를 울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고, 그냥 어느 정도 나에게 알림을 주는 용도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예쁘게 색칠된 트럭 뒤에 Horn Please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인도 트럭 Horn Please


그래도 처음 인도에 왔을 때랑 7년이 지난 지금의 경적 소리 비중을 비교하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그 수가 줄어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2022년 델리 공항에 내려 숙소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정말 살기 좋아졌다! 이렇게 경적을 안 울린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서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의 비율도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인도 여행 Must Have 아이템 :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우선 경적소리가 드물어지는 그날까지는 인도에서 계속해서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끼고 다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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