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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 Jun 12. 2023

인도에서는 쪼리에 양말을 신는다?

패션 테러리스트? NONO 인도에서 쪼리 + 양말은 합리적인 선택

샌들 + 양말 = 패션 테러리스트

요즘에서야 한국에서 힐에 목이 긴 양말을 신거나 샌들에 언발란스함을 더해서 양말을 신는 패션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예전부터 샌들이나 쪼리에 양말을 신으면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소리를 듣기 쉬웠다.


샌들 + 양말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 봐도,


1. 황금 목걸이 + 황금 팔찌

2. 샌들 + 양말

3. 망고 나시


등등


샌들과 양말의 매치는 최악의 패션, 극혐 패션, 패션 테러리스트 키워드 예시에 항상 포함되어 있는 코디 중 하나였다.


요즘에는 삭스 앤 샌들(Socks & Sandal)이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기도 했지만, 아직 자연스럽게 입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다.



인도에서는 국민패션?

재밌는 점은 인도에서는 샌들을 넘어서, 쪼리와 양말을 신는 패션이 너무나도 일반적인 패션이라는 점이다.


아. 이상하지만, 인도 날씨를 생각해 본다면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인도 내륙지역은 12개월 중 9개월 내내 월평균 기온이 30도는 가볍게 뛰어넘고 최고기온은 50도를 웃도는 날씨가 지속된다. 3개월 정도로 짧은 겨울을 나기 위해 겨울용 신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인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겨울 패션을 목격할 수 있다.


쪼리(Chappal) + 양말(Socks)


그건 바로!

겨울 양말에 쪼리신기!

인도에서 겨울을 몇 해 지내면, 인도 사람들은 평소 여름에 캐주얼하게 신고 다니는 쪼리를 겨울에도 신고 다니는 새로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쪼리는 힌디로 짜빨(Chappal)이라고 하는데, 구글에서 짜빨이라고 검색하면 이런저런 여름용 쪼리, 슬리퍼 사진을 볼 수 있다.


쪼리(Chappal)



쪼리 전용 양말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족발슈즈라고 불리는 타비슈즈의 디자인이 메종 마르지엘라에서 유행하다가 나이키 등등 스포츠 브랜드에도 퍼져갔다. 이 신발의 경우에는 발이 갈라져 있는 신발에 일반 양말을 신기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타비슈즈 전용 엄지발가락 양말을 구매해서 신는 사람들이 있다.

타비슈즈(족발신발) 양말


인도에서는 3개월의 짧은 겨울에도 쪼리를 신고 버티면서 효율적으로? 경제적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서 쪼리 전용 양말을 사서 신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화려한 색깔을 좋아하다 보니까 검은색 양말을 사서 신기보다는 형형색색의 양말을 사서 쪼리와 매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쪼리 전용 양말


처음에는 응? 저게 뭐지 하며 이상함을 느꼈는데,


인도에 지내다 보니까 쪼리만 주야장천 신는 나를 발견하고 인도의 겨울도 몇 차례 나 보면서 "겨울이 이렇게 짧으니까 겨울에도 양말을 사서 쪼리에 신는구나! 의외로 합리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그러고 보면, 나라별 옷차림, 음식, 생활양식, 건축물 등등 문화적인 차이가 그 나라의 날씨 및 계절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쪼리+양말, 묘하게 합리적인데 이번 겨울을 인도에서 지내게 된다면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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