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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an de TJ Mar 17. 2024

우리에게도 기적이 일어난다면

비밀요원의 특별한 능력들(1)

경만은 벌써 몇 번이나

이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눈이 감아지질 않았고,

보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마치 반드시 봐야 할 것이 있는 듯 점점 더 밝게 보였다.


경만에겐 익숙하지 않은 곳이 희미하게 조금씩 보였다.

화이트톤의 실내에 기분 좋은 빵냄새가 진동을 하는

베이커리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했고,


그 너머에 경만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의

미모의 여성이 경만을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무지갯빛 아우라가 쏟아지고 있어

오래도록 그녀를 쳐다보기란 쉽지가 않았다.


경만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뭔가 이곳을 찾아가야 할 것만 같은 예감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우주피스 공화국에는 대통령과 각료대신이 존재하지만, 그들 정부에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이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무겁거나 엄숙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행복해하는 분위기였고, 서로가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하지만 이런 우즈피스 공화국에도 극비사항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대통령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비밀조직의 존재였고, 이 비밀조직의 이름은 국가보안부로 불렸다.


국가보안부는 신의 관리영역으로 분류되어 우즈피스공화국이 추구하는 행복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반국민들은 국가보안부의 존재 자체는 인식하고 있으나 사실 그 실체를 알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우주피스 공화국을 실질적으로 창조한 신인 동시에

국가보안부의 수장으로

주로 기적을 일으키는 ‘미라클’은

전 세계에 있는 비밀요원을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비밀요원들에게 부여한 특별한 능력이

잘 쓰이는지를 확인한다.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신은 언제나 존재한다.

다만, 인간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미라클’이 이끄는 국가보안부의 주요 Mission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기적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그것이 실현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를 테면,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탄식과 염원이

일정한 에너지 형태로 모아져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커지면,


‘미라클’에게 민원접수가 되듯이

그 염원이 닿는데 기적이 일어나는 것의 여부는

사람들이 지어놓은 복의 크기가

그 기적의 성사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가끔 정말 아쉬울 만큼 복의 크기가 모자라는 경우나

비밀요원의 희생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미라클’이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땅의 어른들은

“복을 짓고 살아라.”

“네 복을 네가 차지 마라.”  

“복 많이 받아라.”는 등의 말을 자주 한다.


이 ‘복’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현금과 같이 자기를 위해 쓸 수도

남을 위해 쓸 수도 줄 수도 있다.


비밀요원들의 특별한 능력 중

하나는 사람들이 지은 복의 크기가 보인다는 것이었고,

숫자형태로 눈동자에 숫자와

오방정색의 특별한 아우라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왼쪽 눈동자에는

전생에 쌓아둔 마일리지 같은 개념의 숫자가 보이고,

오른쪽 눈동자에는

현생에서 쌓고 있는 숫자가 보였다.


물론 수많은 악행으로 더 이상 지어놓은 복이 없다면

그 자의 눈은 텅 비어 마치 영혼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그 반대의 경우는 얼굴 전체에 무지갯빛

아우라가 넘쳐흘렀다.


또한, 눈동자에 비치는 숫자 주변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담긴 아우라가 빛났는데

사람마다 어떤 생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달리 보였다.





오방정색은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총 5가지의 색을 말하는데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을 생성한다.




경만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며,

그녀를 향해 말을 걸려고 할 때였다.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익숙한 목소리가 함께 들렸다.


대문 너머로 문을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경만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경만아.ᐟ (쿵쿵쿵)
경만아.ᐟ (쿵쿵쿵)
문 열어.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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