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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an de TJ Mar 31. 2024

벚꽃이 피는 계절, 그녀가 왔다.

비밀요원의 특별한 능력들(3)


경만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살짝 놀라며 답했다.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혹시 저를 아시나요? “


미라클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네, 잘 알지요.”


경만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네? 저는 그쪽이 누구신지 모르는데… 어떻게…”라고 말하는데

미라클이 이 상황을 잠시 정리하는 듯

“우리..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둘이서..” 라며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네! 그러시죠. “ 라며 경만은 지훈에게 눈짓으로 말했다.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인사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 근처에 제 가게가 있어요. 지금 저희 가게에서 커피 한 잔 어때요?”

낯선 여인의 갑작스러운 제안이지만, 경만은 거리도 가깝고 마침 목도 마르던 차라

미라클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보다 미라클이 제안하는 것이 어떤 것이든 거부할 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지 그녀가 이뻐서라기보다는 뭔지 모르지만 무지갯빛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그녀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힘들었다.


경만에겐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고,

말없이 걸어가는 미라클의 뒤를 따라갔다.


벚꽃이 바람에 휘날리는 길이었다.

경만은 그녀를 따라가는 그 길이 설레는 소풍길 같이 느껴졌다.




미라클은 20년 전 경만과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유달리 다른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굴었던
성격 좋은 그 남자아이는 지금도 여전하구나.



미라클은 자신의 베이커리로 경만을 데려갔다.


미라클은 달큼한 빵 냄새로 가득한 공간에 커피를 쪼르륵 내리며,

경만에게 말을 건넸다.


“당황스러웠을 텐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

“네!.. 그런데 저를 어떻게 아세요?”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경만은 미라클에게 쏘아붙이듯 말했다.


잠시 생각에 잠든 미라클은

“여전하시네요.ᐟ 궁금한 건 못 참는 그 성격은요. ”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아주 예전에 한번 만난 적이 있죠.

20년 전 오늘이었는데 그날 경만 씨가 제게 먼저 말을 건네었죠.

기억나세요?”


경만은 뜻밖의 상황전개에 당황스러웠다.

“제… 제가요……..?”


20년 전이라면 일곱 살 때인데..

자주 깜빡깜빡하는 경만이 당연히 기억해 낼 리가 없었다.


미라클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때 경만 씨가 저에게 인사하며,

나중에 어른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했었어요.

기억 못 하시겠지만요. “


”아… 그랬군요. 너무 어릴 적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요. “

“그럴 수 있죠! 괜찮아요. “


미라클은 경만과의 추억이 다시금 생각나는 듯

기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내려 경만에게 내어주었다.


우주피스 공화국 제35조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고 할 권리가 없다.





미라클이 우주피스공화국의 초대 국가보안부

수장을 맡기 시작한 것은 1997년 4월 1일.


4월 1일은 만우절인 동시에

우주피스공화국의 수립일이었다.


거짓말 같은 날 만들어진

거짓말 같은 행복나라의 탄생!


미라클은 원래 모든 생명의 어머니로

계절의 변화와 살아있는 생명들에게

풍요로움과 성장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그녀가 지상에 있는 동안은 봄과 여름이 되었고,

지하세계에 있을 때에는 가을과 겨울이 되었다.


그렇게 미라클은 사람에게는 늘 따사로운 존재였다.

그렇게 미라클은 벚꽃이 피는 계절 우리에게 왔다.




미라클이 선임한 비밀요원에게는

우주피스공화국으로 입국할 여권이 부여되었는데

이 여권은 밀 이삭모양으로 마치 QR코드처럼

왼쪽 손목에 각인되었다.


여권이 만료될 즈음이 되면

이 각인은 점점 옅어지면서 기한이 만료되었음을 알린다.


그리고 미라클이 부여한 권능으로

꿈의 주파수가 맞아져 우주피스공화국으로 입국하여

과거로 돌아갈 때에는 무광에 가까운 검은색 양복을

입은 신사로 변하게 되었다.


즉, 현실세계의 나는 사라지고,

온전히 미라클의 비밀요원으로 둔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라클의 비밀요원이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영원히 미라클과 본인 외에는

모를 일이었다.




경만은 미라클이 내려준 커피를 홀짝이며 한 곳을 응시했다.


“경만 씨! 저도 경만 씨에게 하나 물어볼게요.

마음에 들면 말해도 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


“네? “

경만은 갑작스러운 미라클의 질문에

잠시 놀랐지만 이내 평정을 찾고 미라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경만 씨는 기적을 믿어요?

만약 기적을 믿는다면, 그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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