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름 Nov 03. 2024

[일요일] 진정한 진짜 The Real McCoy's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오늘은 오리지널을 넘어선 복각*이라는 평가를 받는 집착의 상징 ‘더 리얼 맥코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작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던 창업주 오카모토 히로시의 개인적인 취향에서였어요.  당시 아메리칸 헤리티지가 유행하면서 빈티지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미국 문화들이 일본으로 많이 넘어오게 되었죠. 히로시는 1963년도 영화 <대탈주 The great Escape>에서 주인공 스티브 매퀸이 입 플라이트 재킷 (세계대전 당시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입던 A-2 항공 재킷)을 가지고 싶어 수소문했지만 같은 제품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대탈주 스티브 매퀵의 A-2 항공 재킷>


 이때를 시작으로 워크웨어, 밀리터리웨어에 집착이 시작되었어요. 결국 히로시는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1978년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미국 전역을 1년 동안 돌아다니며 많은 지식을 쌓고 제품을 들고 일본으로 돌아와 복각판 A-2 항공 재킷을 선보이죠.


 바로 브랜드를 시작하진 않았어요. 일본의 패션 잡지인 <뽀빠이>에서 특집으로 300벌 한정 발매를 진행했죠. 일본 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퀄리티 복각제품은 예약 단계부터 매진이었답니다. 이듬해 1988년에 비행 재킷 복각 전문 브랜드인 ‘더 리얼 맥코이’가 탄생하게 됩니다.

<리얼 멕코이의 대표 상품 A-2 항공 재킷>


 The Real McCoy는 영문 뜻 그대로 '진정한 진짜'입니다. 밀리터리 웨어를 수집하고 입는 많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금기시될 정도의 단어였어요. 실제 전쟁을 위해 만든 오리지널의 퀄리티를 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어요. 조금 해지고 대미지가 생긴 제품이더라도 오리지널 밀리터리 제품이 높은 금액대에 거래가 되고 있었죠. 하지만 맥코이는 진정한 진짜를 만들어냈습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나고, 군복과 의복이 바뀌면서 그 시절의 밀리터리 웨어를 생산하던 공장과 기계들은 버려졌어요. 공장 작업자들 또한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었고요. 이때 미국으로 건너가 생산 기계들을 일본으로 수입하고, 생산 작업자를 수소문해서 작동법과 공정을 배워오죠.  마치 그 시절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였어요. 시간과 노력은 훨씬 더 많이 걸리고 보다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기계와 방법들을 뒤로한 채 그 시대의 방식을 고수해요.  그렇게 맥코이는 모든 마니아 층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복각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더 리얼 맥코이를 시작으로 퍼져나간 하위 브랜드인 토이즈 맥코이, 페로즈, 프리휠러스 등 많은 복각브랜드가 생겨나요. 이들은 픽션을 기반으로 그 시대에 상상력을 더해 패치나 자수 프린트를 더해 가상의 제품을 복원하죠. 하지만 진정한 진짜 맥코이는 달랐죠.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당시 유행과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여 제작해요.  진짜에 대한 집착과 쉬운 길로 타협하지 않는 마인드가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많은 사람들이 복각 브랜드를 ‘레플리카’, ‘짝퉁’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치부해 버리는 현재, 진짜보다 더 인정받는 진정한 진짜가 되어버린 The Real Maccoy's!


*복각 (復刻) : 판각본을 거듭 펴내는 경우에 원형을 모방하여 다시 판각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브랜드에서는 원형을 얼마나 모방을 잘했는지에 따라 가격과 인기가 결정돼요




[요마카세] 일요일 : 일단 사볼까?

작가 : 인정

소개 : 옷 파는 일로 돈 벌어서 옷 사는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또요일] Ep01. 덕질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