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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을 품은 별 Oct 12. 2024

단테의 별 - 1권 2부 22화

빛의 출현(出玄)-빛을 품다/존경도 사랑? - (14)

문승협은 마루에 상을 펴놓고 밀린 방학숙제를 하면서 무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며칠째 푹푹 찌는 날씨에 얼마 전 새로 장만한 삼성전자컴퓨터선풍기도 무용지물이었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괴담에도 불구하고, 더위에 지쳐 벌렁 드러누웠다가 깜박 잠들었다.


‘삼성컴퓨터선풍기’는 작년 1978년에 출시되었다. 가격이 2만 원대로 상당히 고가제품임에도 인공지능컴퓨터라는 이름에 왕창 판매되었다. 바람 세기가 자연풍처럼 자동으로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컴퓨터풍기능이 있었다. 간단한 코드로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수준이었다. 컴퓨터가 흔하지 않아 전자제품에 제어 IC기술이 들어가면 전부 컴퓨터제품이라고 불렀다.


문승협이 잠결에 초인종소리를 듣고 대문으로 갔다. 예고 없이 찾아온 부산작은아버지 문경철에게 비몽사몽 인사했다. 태선화학부산사무소에 근무하는 문경철이 목포본사에 출장 왔다가 집에 들렀다.

“작은 아빠, 할머니 찾아볼까요?”

“아니, 괜찮하다.”

“그럼 엄마 불러올게요.”

“어데 갔노?”

“아마 동생들하고 옆집에 놀러 갔을 거예요.”

“그냥 놔둬라, 회사직원들이랑 저녁약속이 있어서 곰방 가야 해.”

“네.”

“공부하고 있었나?”

“방학숙제요, 숙제하다 잠깐 졸았어요.”

“방학인데 부산에 놀러 오지 와, 내일 나 따라갈래?”

“그래도 돼요?”

“안 될게 뭐 있노, 승대도 너보고 싶어 하든데, 같이 가서 며칠 놀다오믄 되지.”

“엄마 오면 한번 물어볼게요.”

“그래. 저녁에 와서 자고, 내일 오전에 부산으로 갈 것인께, 이따 저녁에 보자.”

문경철이 나가고 한 시간쯤 뒤 이항리가 들어왔다. 문승협이 작은아버지소식을 전하며 부산에 다녀와도 되는지 물었다. 이항리가 엊그제 캠핑 다녀왔는데 또 놀러 가면 공부는 언제 하냐며 야단쳤다. 문승협도 순순히 엄마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 박옥춘이 들어왔다. 이항리에게 문경철이야기를 듣고 문승협을 불러 왜 할머니를 찾지 않았냐며 호통쳤다. 문승협은 억울했지만 설명해 봐야 소용없어서 변명하지 않았다. 회사직원들과 저녁식사하고 집에 와서 잔다는 문경철말만 다시 전하였다.

박옥춘이 문경철을 위한 음식을 장만하려고 이항리를 앞세워 시장에 갔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데, 박옥춘은 자식들을 차별했다. 셋째 아들 문경철을 가장 편애하고, 다음이 두 딸이었다. 고부갈등과 사업실패 등을 이유로 장남 문경준을 가장 냉대하였다. 보통 가정에서 장남을 중시했으나 대놓고 괄시하였다. 무의식 중에 엄마를 보고 배운 문경준의 동생들도 덩달아 무시했다. 큰형큰오빠로서 장남역할을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원인을 문경준에게서 찾았고, 그 책임을 문경준에게 돌렸다. 명절이나 친척들이 모이는 날 언쟁이 있을 때는 박옥춘과 동생들이 합세해 문경준을 공격하기도 했다. 문경준은 장남으로서 체면도 말이 아니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문승협은 가족들에게 멸시당해 분노하는 아버지 문경준을 수없이 봐왔다. 그때마다 어른들에게 반감이 쌓여갔으나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겪어온 환경인지라 자기 자신만큼은 어른들에게 책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누구의 잘못인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려 애쓰면서도 아버지라는 사실하나만으로 응원하였고, 가족들에게 존중받는 당당한 가장이 되어주길 바랐다.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이해해주지 않는 할머니와 아버지의 동생들이 원망스러웠다. 아버지가 원해서 첫째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책임과 의무를 당연하게 강요받아야 하는지, 누가 만든 장남역할인지, 어린 문승협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문승협도 태어나보니 장남이고 장손이었다. 그동안 어른들로부터 아버지를 나쁜 선례로 하여, 너는 그러지 말라는 압박교육을 숱하게 들어왔기에, 자신만은 장남장손으로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부지불식간에 생겼다. 어른들은 본인 한 사람이 말한 염려와 당부였지만, 문승협에게는 여러 사람이었고, 반복되는 괴로움이자 아픔이었다. 그로 인해 느꼈던 감정들을 그때마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놓는 습관이 생겼고, 속마음을 터놓기보다는 닫아가는 일에 더 숙련되어 갔다.


박옥춘은 문경철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손주들과 먹는 저녁상에 내놓지 않았다. 조금 늦게 들어와 혼자 식사하는 막내딸 문희경의 밥상에는 올렸다. 문승협은 자주 경험한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으나, 문현아와 문윤아가 아무리 어리지만 할머니에게 차별받는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문승협을 괴롭히는 일은 따로 있었다. 잠자리에 들 즈음 엄마 이항리의 하소연을 반드시 들어야 했다.

문경철이 늦은 시간에 들어왔다. 박옥춘과 문희경은 집안이 떠들썩하게 반겼다.

“우리 아들 왔냐, 어서 들어 오니라.”

“오라버니 오셨소, 와따 오랜만이요잉.”

“아야, 너는 아까 회사서 봤잖애.”

“회사사람들 눈치 땜시 인사를 못했은께 그러지라.”

“어무니, 아무것도 못 사 왔는디, 이거 받으쑈.”

“오메오메, 뭔 돈을 이리 많이 주냐.”

“하하, 얼마 안 돼요, 맛있는 거나 사드쑈.”

“승협이 애비는 평생 용돈 한번 준 적 없는디, 너는 매번 준께 고맙다야.”

“호호, 긍께 말이요, 셋째 오빠가 통이 좀 크단께.”

박옥춘이 이항리와 문승협을 번갈아 보며, 문경준에게 한 번도 용돈 받은 적이 없다는 말로 뼈를 때렸다.

“형수, 내일 갈 때 승협이 데꼬갈란디 문제 있소?”

“네? 승협이를 요?”

“아야, 돈 쓰고 고생한디 뭐 하러 데꼬갈라 하냐? 그냥 냅둬.”

“괜찮해요, 승대가 승협이 보고 싶다고도 하고. 승협이 부산 안 가봤제?”

“예.”

박옥춘이 더 이상 토 달지 않자, 이항리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항리가 가방 싸는 문승협을 따라가 옆에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문승협에게 조금 전 있은 반찬문제에 용돈문제를 추가한 푸념과 험담을 빠트리지 않았다.


문승협은 다음날 아침 문경철과 부산행 열차를 탔다. 문경철이 기차를 타자마자 잠을 청하였다. 중간에 지나가는 홍익아저씨를 불러 문승협에게 과자와 음료를 사주면서 한번 깼다. 원래 말수가 없기도 했으나 전날 소주 네 잔을 마신 숙취 때문이었다. 술을 전혀 못하였기에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한마디 없이 눈을 붙였다.

8월 중순 오후 부산역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높았다. 그나마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숨통이 좀 트였지만, 택시를 기다리는 잠깐 사이에도 등골에 땀이 흘렀다.

택시기사가 반정부시위를 하는 대학생들 때문에 길이 좀 막힐 거라고 예고했다. 회사의 부당한 폐업에 항의해 회사에서 농성 중이던 가발제조업체 YH무역노동조합원들이 신민당사를 점거하고 무기한농성을 시작하였다는 소식도 알려주었다. 이는 작년에 문승협이 서울에서 최선경의 마지막 전화를 기다리다, TV에서 흘려봤던 뉴스와 연관선상이었다. 문경철은 점점 시국이 수상하게 돌아간다는 의미심장한 택시기사말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길이 조금 막힌 듯 정체했으나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였다.

문경철집은 얼마 전 새로 입주한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였다. 문경철이 초인종을 누르자, 작은엄마 정영숙과 사촌동생 문승대가 문을 열며 문승협을 반갑게 맞았다.

“우리 승협이 왔네, 어서 온나.”

“작은엄마 안녕하셨어요?”

“하모, 승협이 덕분에 잘 있었지. 집엔 별일 없제?”

“예, 다들 잘 계세요.”

“형아, 와 인자 왔노?”

“호호, 승대가 승협이 형 온다꼬,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데이.”

“승대야 잘 있어?”

“그래, 잘 있었다, 와 인자 왔는데?”

“하하, 기차 타고 바로 온 거야. 승지는?”

“유치원 갔는데, 곧 올 끼다.”

문승협이 문승대와 인사하는 사이, 문경철이 서류만 빼낸 출장가방을 서재에 갔다 두고 나왔다. 회사에 일이 있어 늦을지 모르니 먼저 식사하라며 서둘러 나갔다.

문승대가 화장실에서 손 씻는 문승협에게 동생 문승지를 마중 가자며 재촉했다.

문승대는 내년이면 국민학교에 입학할 나이였지만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태어날 때 합병증으로 간질이라는 뇌전증이 생겼고, 일상생활에서 일시적으로 운동성경련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문승대가 문승협손을 이끌고 아파트 내에 있는 유치원으로 데려갔다. 막 하교하는 문승지를 만나자 놀이터에서 놀자고 하였다.

“승대야, 엄마가 기다리시니까, 일단 집으로 가자.”

“아이다, 놀이터에서 놀다 갈 끼다.”

“승대야, 엄마한테 허락받고 다시 나오면 되잖아.”

“내는 놀이터에서 놀 끼다.”

“승협이 형아, 괘안타, 이기 승대형 생활이다.”

“그래?”

“내랑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 가, 맨날 유치원에 마중 나오는 기라.”

“그럼 작은엄마한테 말 안 해도 될까?”

“괘안타, 쪼매 있으믄, 엄마도 나올 끼다.”

문승지는 문승대보다 2살 어렸으나, 가끔 경련을 일으키는 형을 보살펴야 했기에 어른스러웠다.

문승협은 형을 보살피는데 능숙해 보이는 어린 문승지가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웠다.

문승지 말대로 30분쯤 지나 작은엄마가 왔다.

“승대야, 승협이 형아가 오늘 목포에서 오느라 피곤하다 아이가, 그만 드가 밥 묵자.”

“그래 형아, 고마 드가자. 밥 무야지, 내도 배고프다 아이가. 승협이 형아도 배고프제?”

“응, 나도 배 고프네. 승대야, 들어가서 밥 먹자.”

문승대가 생떼 쓰지 않고 집으로 갔다. 화장실에서 손 씻다 잠시 장난쳤을 뿐 온순하면서 착했다.

문승협은 할머니에게 작은엄마 요리솜씨험담을 자주 들어서 별 기대 없이 젓가락을 들었다. 해물 아귀찜이 그리 맵지 않으면서 맛있었다. 먹기 좋게 잘라준 낙지와 전복을 배불리 먹었다.

“그 정도 먹어가 되겠나, 좀 더 먹지 와?”

“아뇨, 너무 많이 먹었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승협이 부산 처음 이제, 가고 싶은데 있나?”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그라모, 용두산공원 어떴노?”

“좋아요.”

“내일 오전에 승지랑 안과 가야 하니까네, 점심 단디 묵고 오후에 가제이.”

“네. 근데, 승지 안과는 왜요?”

“작년에 목포서 눈병 걸린 거 안 있나, 예방주사 맞아야 한다 아이가.”

“그때 약 먹고, 안약도 발라서 다 나았잖아요.”

“작년에는 승협이 덕에 잘 나았는데, 그기 엊그제부터 다시 유행한다 안 하나.”

“그럼, 유치원은 어떡해요?”

“그래가, 내일부터 일주일간 휴교한다꼬 연락 왔다.”


작년 추석 목포에 온 문승지가 집정원에서 물장난을 하다 눈을 비벼 각막이 퉁퉁 부어올랐었다. 문승협이 깜짝 놀라 그대로 업고 약국까지 뛰어갔다. 약사가 살펴보지도 않고 대뜸 약만 지어주었다. 문승협이 어린 마음에 처방을 못 미더워하며 눈이 멀게 되면 책임지라고 노발대발하였다. 약사가 여름유행눈병이라며 약만 먹어도 낫는다고 차분히 설명해 줬지만, 문승협이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빨리 낫게 해 달라고 졸랐다. 약사가 이렇게 사촌동생을 생각하는 아이는 처음 봤다며, 추가적으로 안약을 넣어 줘 마술처럼 금세 회복되었다. 어른들이 집을 비운사이에 발생한 일이라 많이 당황했을 법한데도, 어린 문승협이 부모처럼 잘 조치했다. 약사가 마침 집으로 가는 문희경을 불러 칭찬 삼아 이야기한 것이 집안 어른들에게 전해졌고, 문승지의 부모 문경철과 정영숙이 장손장조카해가며 문승협을 칭찬하였다. 사촌동생들까지 잘 챙기는 마음 깊은 아이라고 인식한 계기였다.


문승대가 그림동화책을 가져왔다. 문승협은 사촌동생들과 수박을 먹으면서 읽어주었다. 문승지가 블록을 하자며 자기 방으로 데려갔다. 문승협이 사촌동생들 요구대로 블록을 쌓아주고 있는데, 작은엄마가 작은방에 이불 깔아놨으니 졸리면 가서 자라고 하였다. 사촌동생들이 형이랑 같이 자겠다고 하자, 작은엄마가 이부자리를 가져와 사촌동생들 방에 다시 깔았다. 사촌동생들은 자기들 2층 침대에 누웠다가, 금세 이부자리로 내려와 문승협 양 옆에 누웠다. 돌아가는 선풍기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다.

이튿날 안과에 들러 예방주사를 맞히고 근처 중국식당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용두산공원으로 가는 길에 차가 막혔다. 택시기사가 요즘 부쩍 시위가 늘어 교통체증에 짜증 난다면서, 더워 죽겠는데 최루탄까지 날려 괴롭다고 불평했다. 문승협코에도 스멀스멀 매콤한 가스냄새가 들어왔다. 사촌동생들이 재채기하였다.

용두산공원에 도착해 시민의 종을 지나 위풍당당한 이순신장군동상 앞에서 사진 찍었다. 용두산의 상징인 용탑을 구경하고 팔각정에서 잠시 쉬었다. 부산타워에 올라가 부산시경을 내려다보았다. 도시와 어우러진 바다전경이 쫙 펼쳐져 한눈에 들어왔다.

부산타워에서 봤던 영도대교를 건너 태종대로 이동했다. 바닷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멀리 있는 오륙도를 바라보는데, 조용필이 부르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태종대를 울렸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종일 움직여 다들 피곤한 상태로 집에 도착하였다. 문승대가 화장실에 들어가다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다. 문승협은 아는 사실임에도 살짝 당황했다. 발작하는 형을 침착하게 진정시키는 문승지를 지켜보았다.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 도움 없이 의젓하게 대처하였다. 여섯 살짜리 동생이지만 경의로웠다. 틱장애가 있는 동생을 살뜰히 챙기던 국민학교친구 가병수가 떠올랐다. 발작장애가 있는 형제를  형제마음을 아주 조금은   같았다.

유행성눈병 때문에 바닷가를 피하려 했으나, 그래도 부산 앞바다는 가봐야 한다는 작은엄마권유로 다음날 광안리해수욕장에 갔다. 유행병이 무서워 수영은 못하고 허리께까지 바닷물에 담그기만 하였다. 콘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광안리해수욕장을 구경했다.

부산에 온 지 나흘째 되는 날은 집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며 하루를 지냈다. 집에서 하루 쉬었으니 식물원에 가자는 작은엄마를 따라 금강식물원으로 향했다. 부산대학교와 가까이 있는 금강식물원에 다가갈수록 최루탄냄새가 진해졌다. 길거리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거리로 나와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시위대가 문승협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시위를 막으려는 전투경찰이 나타나더니 시위대와 충돌하여 뒤엉켰다. 위기를 느낀 택시기사가 더 이상 갈 수 없으니 돌아가자고 하였다. 정영숙은 험악한 상황을 목격한 터라 얼른 동의했다. 택시기사가 차를 돌리며 아무래도 큰일이 터질 것 같다며 확신에 차서 말하였다. 간헐적이던 반정부시위가 점점 규모가 커지고 격렬해졌다. 택시기사가 부산에 이어 마산에서도 시위가 심심찮게 일어난다며, 부산에서 마산에 이르기까지 곧 큰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부도 가만있지 않고 강력하게 시위 진압에 나설 것이어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하였다. 문승협이 무심코 ‘역사적으로 백성을 핍박한 군주는 꼭 망했는데’라며 혼잣말했지만, 진짜 이 시위가 정권종말의 도화선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였다.

문승협은 다음날 작은엄마에게 선물 받은 학용품을 챙겨 목포로 돌아갔다. 용두산공원과 태종대에 광안리해수욕장도 생각났으나,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기억 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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