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자기가 말하는 것을 자기 자신도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으면 놀란다.”
세계 제2차 대전의 영웅이자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드골이 한 말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정치인은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해 놓고, 그 말을 믿는 국민을 보고 놀란다.”라는 의미다. 드골은 자신이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정치인의 속성을 너무 잘 알았을 것이다.
정치인은 권력 획득이 주된 목표다. 정치인 중 가장 정점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획득한 권력으로 나라를 잘 통치하는 것이 의무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정치인 또한 국민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의 대가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권력을 유지한다. 국민의 사기를 드높여 삶에 대한 행복감을 느끼며 살도록 해야 함이 정치인의 핵심 역할이다. 그런데도 아쉽게 국민 사기를 올려주기는커녕 사기를 떨어뜨리는 정치인이 많다.
사기를 올려주는 사기 진작꾼이 아니라 사기를 저하시키는 정치 사기꾼이 많다는 뜻이다.
국민 사기를 떨어뜨리는 정치인의 언행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거짓말’이다.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연상어가 ‘입만 열면 거짓말’ 일 정도다. 거짓말은 마치 정치인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처럼 여겨진다. 정치인과 거짓말. 그만큼 가깝다는 의미다.
그러나! 거짓은 속임이다. 특히 나쁜 꾀로 속이는 일은 사기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국민에게 사기 치는 행위와 다를 게 없다. 문제는 정치인이 거짓말로 처벌받거나 책임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드물게 정치인이 거짓말 때문에 물러난 사례가 있긴 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거짓말 때문에 재임 중 물러난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다. 1972년 <워싱턴 포스트>가 워터게이트호텔 도청 사실을 폭로했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였다가 나중에 거짓말임이 탄로 나서 사임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사실상 거짓말 정치를 일삼다 불명예 퇴진한 경우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시행될 당시 여러 차례 방역 기준을 어기고 파티를 벌였다. 그 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했다.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별다를 게 있겠는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목청을 높였던 분은 국민에게 진짜 새빨간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교도소를 다녀왔다.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라고 했던 분은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탄핵을 당했다.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라고 했던 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도 결국 대국민 거짓 연설을 한 셈이 되었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잘 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이 되게 해 주겠노라고 호언장담한다. 특히 선거철이 돌아오면 더하다. 선거 때마다 선심성, 사기성 공약이 판을 친다. 그런다고 정말 국민 사기가 올라갈까?
정치인들에게 제발 부탁드린다. 국민에게 사기 치지 말고 진짜 사기 좀 올려줄 정치 해 주십사 하고.
그리고 동료 국민께도 부탁드리고 싶다. 사기나 치고 다닐 정치인 말고 국민 사기를 올려줄 정치인을 좀 뽑자고. 어차피 선거는 덜 나쁜 사람 뽑는 것이라 하지만 그래도 거짓말 좀 덜 할 사람을 뽑아 보자. 프랑스의 정치철학가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공자님 가라사대, ‘정치의 으뜸가는 요체는 국민의 신망을 얻는 것이다.’라고 했다. 국민에게 사기 치지 않고 사기를 올려줄 참 정치인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