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aken, switzerland
인터라켄, 스위스 알프스 두 호수 사이 고요히 숨 쉬는 순백의 휴식처.
여행자의 발끝이 부드러운 잔디와 나무 덱을 밟을 때,
인터라켄은 순수하고 청명한 향기로 천천히 마음을 열어준다.
첫 향은 브리엔츠 호수와 툰 호수에서 번지는 차가운 물의 투명함,
갓 비에 젖은 풀 내음과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 속
알프스 송진이 코끝을 가만히 두드린다.
젊은 날 꿈꿨던 대자연 속 평화,
이곳에서 그 상상이 숨결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산책길 옆 야생화가 풀어내는 은은한 허브 향기,
작은 베이커리에서 새어나오는 따끈한 버터와 꿀의 달콤함이
운하를 따라 부드럽게 퍼진다.
파라글라이더가 푸른 하늘 위로 스치는 동안
하늘에서 내려오는 공기조차 청량한 시트러스처럼 상쾌하다.
정오의 인터라켄은 라벤더와 알프스 로즈의 가볍고 화사한 플로럴 노트,
농장에서 풍겨오는 신선한 우유와 치즈의 깊은 크리미함이
여행자의 미각과 후각을 동시에 깨운다.
오후가 깊어질수록 나무 데크에 퍼지는 우디한 향,
호숫가에서 스며드는 차분한 머스크가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노을이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이면
인터라켄의 공기엔 파촐리와 앰버의 따뜻함이 녹아든다.
이곳의 향기는 화려하지 않다.
자연 그 자체가 만들어낸 순수함으로,
젊은 날의 바쁜 숨결을 부드럽게 가라앉히고
마음 깊숙이 고요함을 불어넣는다.
돌아서는 순간 인터라켄은 조용히 속삭인다.
“이 푸른 공기, 고요한 향기, 네 안에 오래 머물 것이다.”
그래서 인터라켄은 거대한 풍경보다도
맑은 향기로, 잔잔한 감동으로
기억 속에 순백의 평화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