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게도 이미 난 가상자산 투자자가 되었다.
제가요… 웬만해선 이런 거 안 합니다.
젊은 사람들 코인 코인 할 때도 저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어요.
“에이, 또 뻔하지. 세상 쉽게 돈 벌면 그거 다 사기야.” 이렇게 말이죠.
젊은 친구들은 너무 돈을 쉽게 벌려고 해!
평소 주식이랑 펀드도 관심없던 사람인데, 무슨 코인이며 블록체인입니까.
제겐 그냥 디지털 도박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근데 사람이 간사한 게요… 친구 모임에서 빵 터졌습니다.
요즘 나이먹고 뒤늦게 돈 좀 번 녀석이요, 갑자기 테슬라보다 비트코인이 낫다 이러는 겁니다.
몇년전엔 신불자였던 친구가요.
경제관념이 전혀 없던 애가 갑자기 투자 철학자 코스프레를 하더라고요.
게다가 옆에 있던 다른 녀석은 이미 코인으로 차 바꿨다나 뭐라나… 거기서 괜히 심통이 확 나버렸어요.
그래서요, 집에 와서 몰래 앱을 깔아봤습니다.
이 나이에 호기심이 없으면 석기시대 인간 되는 거잖아요?
처음엔 딱 10만 원. "밥 한번 샀다치고." 라고 합리화하면서요.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사보라는 한 종목 시험삼아 샀는데, 다음 날 보니 23%가 올라 있더라고요.
오…? 세상에 왠 공돈이야~~
100만원을 넣었더라면, 아니 1000만원을 넣었더라면~~
바로 그때부터 눈이 뒤집힌 거죠. 어깨가 으쓱해져서 100만 원 더 넣고, 그 주에는 200만 원도 추가했어요. 마치 대세를 탄 것처럼요. “나는 남들과 다르다. 나는 분명 금융 천재였는데 숨겨져 있었을 뿐이다.” 이런 정신승리까지 했어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이 있겠습니까?
그 다음 주… 총 500만원으로
유튜브에서 침튀기며 추천하는 많이 오를거라는 이것, 저것 몇가지 골라 삿더니, 아뿔사~~
50% 넘게 날아가더라고요.
헛웃음만 나오더라고요.
아내 몰래 산 코인인데 혼자 이불킥 열 번 때렸습니다.
밤에 혼자 핸드폰 보면서 ‘아 이게 이렇게 망하는 거구나’ 싶었죠.
진짜 코인이 아니라 멘탈이 광속 하락했어요.
넘 화도 나고, 아까와 죽겠고, 내 피같은 비자금을, 흑흑~~
그러다 정신을 차렸어요.
‘그래, 내가 그냥 돈 놓고 돈 먹기 한 거지, 이게 무슨 투자냐.’
"다신 하나봐라." 다짐하고
다시 업비트 앱을 엽니다. 그리고 다시 던지고, 다시 열고..., 얘처럼요. ㅋㅋ
잃어버린 돈을 만회하고 싶어 유튜브를 무척 봤어요.
몇일동안 집중해서 공부하니 속이는 유튜브와 진솔한 유튜브를 선별하는 능력이 생기더군요.
아예 책으로 기초적 지식을 쌓기로 마음먹었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탈중앙화?
처음엔 무슨 외계어인 줄 알았는데요,
차근차근 보니까 이건 SF 영화 한번 보는 기분이랄까요.
나름 재밌는 거예요.
뭐랄까, 예전에 처음 레저 스포츠를 배울 때 그 두근거림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
코인은 그냥 돈 넣는 도박장이 아니라, 세상의 구조 자체를 바꿔보겠다는 젊은이들의 대반란이더라고요.
‘야, 이거 뭔가 있다.’ 갑자기 나도 혁신의 일부가 된 기분이 들었어요.
지금이요?
예전처럼 우당탕탕 투자 안 해요.
차분히 공부하고,
남들 광기에 휘말리지 않고,
꼼꼼히 분석하고,
루틴을 유지하는 나름 그럴싸한 전문가랄까요. ㅎ
친구들이 종종 물어봐요.
“어이, 아직도 코인 하니?, 야~ 하지말라구 쫄딱 망하지말구!”
그러면 저는 씩씩거리며 한 강의를 해요.
“그럼, 얘들아, 자 들어봐. 야! 좀 들어보라구~~”
하지만 속으론 생각해요.
‘야… 이거 은근히 중독성 있다… 위험하다…’
그러면서 또 다시 열공하며 더 깊이 빠져듭니다.
역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하지만 이번 생은 배움이라도 하자 주의랍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처음엔 도박 같았어요. 지금은 아니라고요?
“이게 도박인지 인생 공부인지… 뭐 둘 다인 것 같아요.
돈이 벌립니다. ㅋㅋㅋ
주식투자와 기술은 똑같아요.
단지 코인에 대한 신뢰가 없거나, 몰라서 이해가 잘 안가는 문제인거죠.
세상은 변하고, 나이들어 세상과 얼리 어덥팅이 조금 느릴 뿐인거죠.
지금 다시 수익 체크해 보러 앱에 들어갑니다.
아이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