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단지의 완벽한 조화, 닭볶음탕

나에겐 닭볶음탕보다 '닭도리탕'

by 윤달래

지금이야 배달 앱이 활성화되면서 온갖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시대가 되었다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배달 음식이 일상적이지는 않았다. 특별한 날이나 주말, 엄마가 밥을 차리기 귀찮은 어떤 날에나 가끔 시켜 먹는 것이 배달 음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녁 밥상엔 항상 엄마가 만들어 주신 다양한 음식이 올라왔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고기를 정말 좋아했다.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도 닭을 좋아했는데, 엄마가 해주신 감자가 가득 들어간 닭볶음탕은 매콤달콤하면서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잘 익은 닭 다리 살을 한입 베어 물면, 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살이 어찌나 맛있던지. 닭에서 우려져 나온 감칠맛 나는 국물을 한 숟가락 넣고 파근파근하게 익은 감자를 잘 으깨 밥까지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도 필요 없이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가 완성된다.


이제 내가 요리하게 되고, 어릴 적 그 맛이 생각나 아주 예전에 닭볶음탕을 만들어 먹었던 적이 있는데, 왠지 그 맛이 나질 않았다. 뭔가 닭이 푹 익지도 않은 느낌이고, 양념의 감칠맛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늘 닭볶음탕은 여전히 엄마의 몫이었는데, 이번에 심기일전해 다시 만들어보니 참 맛있는 거다. 딱히 레시피가 바뀐 것도 아닌데. 연륜에서 묻어나는 손맛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요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닭볶음탕 만들기


재료

닭볶음탕용 닭 한 마리, 월계수 잎, 통후추, 소주 or 청주, 감자(또는 고구마), 당근, 양파, 고추장 두 큰술, 고춧가루 네 큰술, 미림 두 큰술, 진간장 두 큰술, 설탕 한 큰술, 물엿 한 큰술, 다진 마늘 한 큰술, 생강가루 반 티스푼, 후추 약간, 참기름 약간



1. 손질된 닭을 냄비에 넣고 닭이 잠길 만큼 물을 붓는다. 월계수 잎 다섯 장 정도, 소주 반 컵, 통후추 약간 넣고 5분 정도 끓여준다.


2. 1번에 끓은 닭을 채에 건져 흐르는 물에 불순물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3. 감자 또는 고구마와 당근, 양파는 껍질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4. 압력솥에 깨끗하게 씻은 닭과 손질한 채소를 넣고 양념을 모두 섞어 넣어준다. 국물을 많이 먹고 싶다면 닭이 잠길 만큼, 자작하게 먹고 싶다면 살짝 덜 잠기도록 물을 부어준다.


5. 압력솥을 불에 올려 추가 딸랑거릴 때까지 센불에 1분 정도 끓여준 뒤 중약불로 줄여 15분 정도 익혀준다.


6. 불을 끄고 압력추가 내려갈 때까지 뜸을 들인 후 그릇에 덜어주면 완성이다.


KakaoTalk_20250918_161229061_01.jpg 감자와 고구마를 같이 넣으면 의외로 괜찮은 조합의 맛이 난다.


고기 요리를 할 때 압력솥을 사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혹시 압력솥이 없거나 사용하기에 번거롭다면 일반 냄비로 조리하되 요리 시간을 한 시간 정도로 늘려주면 부드러운 닭고기를 먹을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면 고춧가루를 사용할 때 청양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칼칼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꿀팁이라면 감자도 맛있지만 고구마를 넣어 먹으면 색다르게 맛있는 닭볶음탕이 완성된다.


보통 닭볶음탕을 만들 때 닭을 양념에 버무린 뒤 물을 자작하게 부어 정말 볶음요리처럼 만드는 레시피가 많지만, 나는 어렸을 적 ‘닭도리탕’이라고 불리던 국물 찰랑한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국물이 많게 만들었다. 닭과 양념이 우러난 국물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손색없으니 꼭 한 번 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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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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