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꾸준히 하면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내적 에너지가 채워지면서 심상이 풍부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지난주에는 요가원을 나서면서 지난 몇 년간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절벽에 서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박했는데 절벽 아래로 끝도 없이 추락했다. 그런데 지금은 나라는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생각해 보면 위기는 나에게 기회였다. 바로 삶을 바꿀 기회!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내 삶은 꽤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내 안에 결핍을 타인에게서 채우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그 틈을 채워나가고 있다. 가족 모임이 있어서 토요일 내내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와 청소하고 밥을 지어먹으면 내 집에 돌아왔다는 안정감을 느꼈다. 이제는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나를 숨 쉬게 한다.
이런 변화를 겪게 될 때면 뻔한 옛말이 소름 끼치게 다가온다. 전화위복(轉禍爲福), 재앙과 근심, 걱정이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 예전에 살던 집을 정리하고, 부모의 품을 벗어나 홀로 독립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내 삶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게 되어 지금까지 고군분투했던 시간이 무사히 흘러간 것이 감사하다. 그 시간은 내가 꼭 겪어냈어야 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최근 발령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적응하고 보니 전에 있던 곳보다 근무 환경이 더 좋아져서 체력적으로도 덜 힘들다고 느낀다. 익숙함을 벗어나면 낯설고 힘들기도 하지만 다른 풍경이 보인다. 이 또한 나에게 전화위복이 되어 주었다.
환경 변화는 어린아이 든, 다 큰 어른이든 힘든 건 매한가지다. 그런데 다 큰 어른이라면 내가 놓여있는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노력을 했음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노력조차 하지 않고 주저앉아 버리면 그 외에 많은 것도 손에서 놓게 된다. 내가 좀 더 내 인생을 좋은 방향을 바꿔보려는 시도, 잡음을 감수해 내는 그런 시도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이끄는 한걸음이 아닌가 싶다.
엄마의 생신을 맞아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 엄마 딸이기에 혼자서도 잘 살고 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1년을 담아뒀던 마음을 글로 표현해 보았다. 나는 독립하고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영화가 보고 싶어 졌고 좀 더 새로운 분야에 탐독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다시 자발적 고독과 적극적 사유의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라는 바다에서 좀 더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다. 더 멀리, 더 깊게 헤엄쳐보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