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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Jun 19. 2024

채계산 출렁다리

전북 순창군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곳이라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2022년 2월 주말에 둘째와 집을 나섰다. 엄마랑 둘이 차 타고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하는 둘째라 여행 가자는 말에 좋아라 따라나섰다.



오전에 강천산을 다녀왔고, 점심 식사 후에 채계산 출렁다리로 향했다. 채계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인들이 있어서 가고 싶은 여행지였다.



채계산은 순창 적성면과 남원 대강면 일원에 자리하고 있는 해발 342m의 산이다. 채계산은 회문산, 강천산과 더불어 순창의 3대 명산 중 하나로 일명 화산(華山)이나 적성산과 책여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바위가 책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책여산, 적성강변 임동의 매미 터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마치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서 달을 보며 창을 는 모습인 월하미인(月下美人)의 형상을 하였다고 하여 채계산이라 불리고, 적성강을 품고 있어 적성산으로도 불린다. 채계산 출렁다리는 24번 국도 사이에 적성 채계산과 동계 채계산으로 나뉘는 채계산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현재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산악 현수교이다. 길이는 270m이고 높이는 최고 75~90m이다. - 대한민국구석구석에서 발췌



2020년 3월 27일에 개장되었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올라가도 문제는 없다고 하며, 다리 입구까지는 산을 약 15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주변에는 논밭이다. 주차장이 여러 곳 조성되어 있지만, 관광명소답게 가까운 주차장에는 이미 차들이 꽉 차 있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조성된 주차장에 주차했다. 아래서 올려다보는 출렁다리가 그림처럼 걸려 있었다.



처음부터  시작되는 데크 계단 때문에 엄청 다리가 아팠다. 오전에 무리한 탓에 많이 힘들었지만, 강천산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이라서 온 김에 해치우자는 심정이었다. 사실은, 언제 다시 오겠냐는 생각이 더 컸다. 산을 타는 편인 둘째도 힘이 드는지 발걸음이 느려졌다. 경사가 급해서 숨이 가빴다.



출렁다리는 금방 오를 수 있었지만, 흔들리는 다리를 걷는 것은 좀 무서웠다. 둘째도 엄마를 꽉 붙잡았다. 위험한 곳에 어떻게 이런 다리를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상상이 안 된다.



지상에서 높이 75m~90m에 설치되어 있다는 출렁다리 앞에 서니 떨렸다. 마치 산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었다. 모두들 사진을 찍느라 분주해 보였다.



둘째도 나도 아래를 보지 말고 걷자며 조심조심 건넜다. 흔들리는 다리 중간쯤 왔을 때, 국내 최장의 길이라는 다리가 원망스러웠다. 갑자기 둘째가 재미있다고 웃으면서 몸을 움직이며 흔들림을 즐겼다. 다리가 울리니 겁이 나서 둘째를 진정시켜 앞으로 전진했다.



다리를 건너서 월하정이라는 자그마하고 예쁜  정자가 있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조금 더 위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주변 경치를 둘러보았다. 되돌아올 때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다리를 건넜다.




출렁다리를 돌아 나와서 위쪽으로 어드벤처 전망대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채계산 출렁다리의 모습과 전망이 더 시원하게 펼쳐져 보였다. 조금 다리는 더 아팠지만, 여전히 놓칠 수 없는 풍경을 보기 위해 올라온 것이 보람 있었다. 채계산 출렁다리에 가거든 어드벤처 전망대도 꼭 들러보면 좋겠다.



답답한 집안보다 새처럼 훨훨 바깥구경하고 바람 쐬던 둘째와의 주말여행이 그리워진다.  농원을 시작하면서부터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살고 있다. 채계산 출렁다리를 지나 정상까지 올라보는 것이 또 하나의 바람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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