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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Jun 12. 2024

통일 시작의 땅 장흥

정남진을 가다


천관산, 탐진강, 우드랜드편백숲, 토요시장, 물 축제, 천문과학관, 보림사, 제암산, 선학동마을 등 장흥 또한 남도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편백숲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우드랜드 편백숲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단체관광이었지만 잘 조성된 데크길과 편백향, 시원한 바람 등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토요시장도 몇 번 와 보았었다. 억새가 아름답다는 천관산에 가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가을 여행으로 점찍어 둔 곳이다.



24년 5월 마지막 주, 장흥에 있는 블루베리 농원에 묘목을 구입하러 갔다. 틈틈이 선진지 견학을 가보려고 애쓰고 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설명을 듣는 활동이 중요하다. 직접 농사를 지으시는 선배 농부님들의 귀한 경험을 배우는 시간은 경이롭다. 여러 곳을 방문하여 배우게 되지만, 많은 분들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시려고 하시는 마음이 보여서 정말 감사했다.




농원 옆에 있는 정남진은 서울의 정남 쪽에 있는 나루터로 광화문으로부터 정남 쪽을 가리키는 전남 장흥의 바닷가다. 산으로 둘러 싸인 산길들을 따라 바다가 보이는 정남진에 도착했다. 하늘과 바다가 열려 있는 풍경과 마주했다. 전망대에서 둘러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넓어지는 것 같았다. 망원경을 통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섬들은 한 발짝 더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가끔 가는 연홍도의 선착장이 보여서 무척 반가웠다. 농원일이 바쁘지 않으면 연홍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위도상 정동 쪽에 정동진이 있고 경도상 정남 쪽에 정남진 장흥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먼바다의 섬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득량만 일대와 고흥 소록도, 거금대교, 완도, 금일도 등 수많은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이다. 푸르른 에메랄드빛 남해바다와 그림을 그린 듯한 하늘, 저 멀리 서있는 웅장한 천관산!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 장흥군청 누리집에서





안중근 의사의 동상과 설명글이 적혀 있었다. 장흥군의 유림 인사인 안홍천 씨가 안중근의사의 제사를 모시는 곳이 국내에 없음을 알고 1955년 장흥군 장동면에 해동사를 건립하고 안중근의사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를 모심으로써 장흥군민의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고취시켰다고 한다. 정남진에 와서 민족의 영응 안중근의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정남진 전망대는 10층으로 꾸며져 있는데 층마다 테마에 맞는 그림과 조형물들이 만들어져 있다.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우리는 잘 살펴보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더 자세히 즐기고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전망대에서 바다와 천관산과 간척지가 보였다. 이곳이 해돋이 명소라서 새해 첫날이면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해가 없어도 맑고 푸른 바다가 좋았다.



정남진 공원에는 정남향을 상징하는 반지 모양의 "율려"라는 조형물이 있다. 안쪽으로 세계의 어린이들의 역동적인 모양이 만들어져 있다. 세계가 하나 되는 모습의 상징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한편, "통일시작의 땅 장흥"이라는 테마글이 있어서 검색해 보니, 장흥군에서는 남북통일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홍보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율려도 전망대 전체 모습도 모양이 특이하고 예쁘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여행인 듯 일인 듯 떠난 길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정년을 앞두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을 여행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가끔 골프도 치고... 그런 생활을 즐겁게 해 나갈 자신이 없었다고, 스스로 땀 흘려서 무언가를 키워나가는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고, 힘들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끊임없이 도전해 보고 싶었노라고, 우리 잘하고 있는 것 맞겠지?라고... 선배 농부님들도 용기를 주셨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합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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