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를 때, 도토리를 주워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람쥐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도토리깍정이에 바람이 다녀가고, 내 한숨도 얹혔을 일이다. 구월의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부지런한 다람쥐들이 서둘러 도토리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를 지날 때, 도토리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김명수
도토리 열매들 어느새 사라졌고
도토리깍정이만 흩어진 언덕입니다
물참나무 떡갈나무
아래 지날 때
여기 이 산언덕에 햇살도
따사롭게 내려요
가을입니다
구월이네요
도토리를 안았던 도토리깍정이를
주워보았어요
빈 깍정이가 소복했습니다
무엇이 그 속에 담겨 있나요
맑은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나는 구월의 아이가 되고 싶었지요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 마음을 붙잡은 문장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산에 오를 때, 도토리를 주워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람쥐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도토리깍정이에 바람이 다녀가고, 내 한숨도 얹혔을 일이다. 구월의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부지런한 다람쥐들이 서둘러 도토리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를 지날 때, 도토리의 행방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