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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김명수

by 민휴

오늘의 시 한 편 (19).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김명수

도토리 열매들 어느새 사라졌고

도토리깍정이만 흩어진 언덕입니다

물참나무 떡갈나무

아래 지날 때

여기 이 산언덕에 햇살도

따사롭게 내려요

가을입니다

구월이네요

도토리를 안았던 도토리깍정이를

주워보았어요

빈 깍정이가 소복했습니다

무엇이 그 속에 담겨 있나요

맑은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나는 구월의 아이가 되고 싶었지요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 마음을 붙잡은 문장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산에 오를 때, 도토리를 주워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람쥐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도토리깍정이에 바람이 다녀가고, 내 한숨도 얹혔을 일이다. 구월의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부지런한 다람쥐들이 서둘러 도토리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를 지날 때, 도토리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김명수


도토리 열매들 어느새 사라졌고

도토리깍정이만 흩어진 언덕입니다

물참나무 떡갈나무

아래 지날 때

여기 이 산언덕에 햇살도

따사롭게 내려요

가을입니다

구월이네요

도토리를 안았던 도토리깍정이를

주워보았어요

빈 깍정이가 소복했습니다

무엇이 그 속에 담겨 있나요

맑은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나는 구월의 아이가 되고 싶었지요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 마음을 붙잡은 문장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 지날 때

(산에 오를 때, 도토리를 주워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람쥐가 먹을 것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도토리깍정이에 바람이 다녀가고, 내 한숨도 얹혔을 일이다. 구월의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부지런한 다람쥐들이 서둘러 도토리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키 큰 떡갈나무 물참나무 아래를 지날 때, 도토리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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