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기
오늘의 시 한 편 (60).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꿈 2
임선기
우주에 떠 있었다
호버링 하는 새처럼
날개 없이
꿈에서 깨어났다
꿈은
돌아갈 길 없는 곳
겨울 들판
공중에서 우는 소리 들려
돌아다보니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제자리비행 하고 있다.
* 마음을 붙잡은 한 문장
꿈은 돌아갈 길 없는 곳
(꿈에서 호버링(어떤 물체가 제자리에서 정지 비행을 하는 것)하는 새가 ‘겨울 들판 공중에서 제자리 비행하는 이름 모를 한 마리 새’로 바로 자기 자신은 아니었을까? 꿈꾸다가 깨고 나면, 다시 꿈을 이어서 꾸려고 누우면 다시 꿈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꿈은 돌아갈 길 없는 곳”이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대부분은 꿈에서 깨어나면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꿈꾸는 삶도 그럴까? 한 단계 접히면 돌아가기 어려울까? 이뤄질 때까지 계속 꿈꾸면 안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