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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집착할수록 미래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by 최환규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라는 말이 몇 년 전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 말은 ‘꼰대’를 판별하기 위한 꼰대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자동차를 새로 산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고급 외제 차를 타다 경차로 바꿨고, 다른 한 사람은 경차를 타다 외제 차로 바꿨다. 이럴 때 경차를 타던 사람은 자신이 타던 경차보다는 지금 타고 있는 외제 차를 대화의 주제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외제 차를 타다 경차를 타는 사람은 지금보다는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고, 주변 사람과 대화할 때도 현재보다는 과거의 자신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과거가 화려했던 사람일수록 현재보다는 과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앞에서 설명한 사례처럼 과거가 힘든 경험만 있다면 과거에 대한 미련은 쉽게 버릴 수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과거의 경험이 긍정적이었거나 스트레스가 덜했다면 과거의 그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또한, 현재 상황이 불안하거나 힘들면 과거의 안정된 시절을 돌아보면서 위안을 찾고 싶어 한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어려운 현실을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는 방식이라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퇴직한 사람은 현재보다 과거가 더 화려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필자도 퇴직한 필자의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이들의 대화는 과거에 대한 회상뿐이지 미래에 대한 기대나 계획은 거의 없다. 이렇게 과거에 집착할수록 미래로 나아가기 어려워진다. 과거라는 족쇄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자가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1. 스트레스이다.

과거의 성공적인 순간들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좌절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할수록 지금의 자신이 초라해진다. 이렇게 할수록 현재 자신의 상황을 만족하지 못하게 되면서 스트레스의 강도를 높인다. 이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어디에 투자해 크게 돈을 벌었다”라는 말을 들으면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묻지 마 투자를 해 퇴직금 전체를 잃어버려 가족으로부터 쫓겨나 고시원을 전전하는 사람의 사례를 언론에서 접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과거에 대한 미련 때문에 현재까지 포기한 것이다. ]


2.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과거의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현재의 자아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방해하고, 새로운 출발을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


3. 변화에 대한 저항이다.

과거에 집착할수록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어렵게 만든다. 과거 직장에서 부장이었던 사람이 퇴직 후 사원으로 취업한 회사에서 부장처럼 행동하면 분명히 문제가 발생한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일이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심하면 수습 기간이 종료되는 순간 해고될 수도 있다.


4. 에너지 소모이다.

과거에 대한 집착은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이로 인해 현재와 미래를 위해 활용해야 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어렵게 된다.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비교하면 후회를 하게 된다.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질 수도 있고, 초라한 현재의 자신에 영향을 준 가족이나 지신을 원망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사라지게 만들어 진정한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게 된다.

5. 현재의 기회 상실이다.

과거에 미련을 둠으로써 현재의 기회나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가 화려했던 사람일수록 과거의 자신에 집착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면서 현재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반감을 사면서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게 되는 것이다.


6. 관계의 악화로 인한 소외감이다.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과거 알고 지내던 동료들과의 연결이 약해질 수 있다. 반면, 과거에 대해 회상을 할수록 현재의 동료와 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다. 즉,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 동료 모두와 관계가 멀어지게 되면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동료와의 소통을 방해하면서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퇴직자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과거에 대한 집착은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작용뿐이다. 따라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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