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두 가지 정보가 있다. 어떤 정보가 더 기억에 남는가?
1.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부족은 면역력 저하와 각종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2. 건강 보조식품을 통해 필수 비타민을 먹음으로써 면역력을 강화하고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세요.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더라도 1번의 정보가 더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가 기억에 더 남고, 영향력이 더 큰 것은 생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정보는 무시하더라도 현재의 상태보다 나빠지지 않는다. 반면, 부정적인 정보는 무시하는 순간 지금보다 훨씬 나쁜 상태가 되거나 생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정적인 정보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부정적인 정보의 이런 속성은 퇴직자의 새로운 도전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정보는 위험 정도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 동료로부터 몇 년 전 퇴직한 선배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다 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을 들은 퇴직자는 해당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계약 그리고 자영업 전체에 대해 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퇴직하더라도 손을 대면 안 되는 대상이라고 여길 수 있다. 다른 사례로 취업한 선배가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바로 퇴직했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적응하기 어렵겠다’라고 예단하면서 재취업 시도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정보를 얻을수록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들게 된다.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특정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위험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직장 선배들의 프랜차이즈 창업이나 재취업 실패에 대해 그 이유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창업이나 재취업이 어렵다고 평가해 도전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부정적인 정보에 대한 위험을 과대평가함으로써 불필요한 두려움이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정보는 인지적 편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긍정적인 결과보다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억이 더 오래 남아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수집하기가 더 쉽다. 즉,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를 수집하기가 더 수월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수집한 정보 중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가 더 많으면 정보 과부하로 인해 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선택에 대한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
부정적인 정보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주식 투자를 망설이고, 소비를 줄이는 것도 부정적인 정보에 대응하는 방법인 것이다.
부정적인 정보는 퇴직자의 신중한 의사결정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도전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퇴직자가 부정적인 정보에 매몰될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퇴직자의 재취업은 어렵다’ 혹은 ‘창업은 실패의 지름길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정보는 스트레스, 불안 그리고 우울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부정적인 정보 수집이 계속되면 심리적 부담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2. 행동을 위축시킨다.
부정적인 정보에 매몰되면 새로운 도전이나 기회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 이는 개인과 성장의 발전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3. 사회적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퇴직자는 ‘사기꾼을 조심하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퇴직 후 투자하라면서 접근하는 사람을 ‘내 돈을 털어먹으려는 사람’으로 인식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노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대와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과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부정적인 정보는 퇴직자에게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빛이 있어야 그늘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부정적인 정보가 있다면 긍정적인 정보도 분명히 존재한다. 부정적인 정보에만 집중하게 되면 대안적인 시각을 간과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퇴직 후에 일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은 무조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창업이야 초기 자금이 많이 필요하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만, 재취업에 대한 리스크는 크게 없다. 기껏해야 급여를 받지 못할 뿐이다. 이런 리스크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다음 취업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경험이다.
세상에는 실패하는 사업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성공하는 사업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성공과 실패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퇴직자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긍정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