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를 하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하는 이유는?

by 최환규

필자가 초임 과장 때의 일이다. 그때 읽었던 리더십 관련 서적에서 ‘칭찬은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은 혼자 있는 곳에서 하라’라는 문장을 읽고 후배에게 적용했다. 전부 열심히 일하는 후배라서 업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말할 때는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점심을 사주면서 그런 내용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몇 번 이렇게 했는데 어느 날 부서의 막내가 “점심 먹으면서 이런 얘길 들으니까 부담스럽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필자로서는 야단치는 대화도 아니고 후배들이 별다른 부담을 갖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점심을 먹으면서 얘길 했지만 듣는 후배들로서는 필자와 달리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준 후배 덕분에 그 후부터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만약 후배가 부담스럽다고 말할 때 화를 냈다면 그 후배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후배 모두가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상대에게 껄끄러운 말을 할 때는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고, 그 말을 하기까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은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피하려는 본능이 있다. 자신의 기대와 다른 의견에 대해 상대를 설득해 자신의 의견에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기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과 함께 ‘내가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면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걱정으로 인해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이런 불편함은 상대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대의 의견에 무조건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 아부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시적으로 편하다고 아부꾼의 의견에 따른다면 얼마 못 가 당연히 문제가 일어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큰 수고가 따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퇴직자도 퇴직 후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어떤 종류의 의견을 듣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직장에서 퇴직하는 순간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그 변화 중 하나가 동료와 더는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갈등 중 가장 골치가 아픈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과 스트레스에서 해방이 되는 것이다. 만약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면서 편안하고 즐거운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퇴직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 거의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누군가와 상의한다. 퇴직자가 진로를 상의하겠다고 선택한 사람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 혹은 그 길을 먼저 간 직장 선배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면 상대는 퇴직자의 의견에 대해 동의하던지 다른 의견을 내든지 할 것이다. 이럴 때 퇴직자는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도 정말 아끼는 후배나 동료에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대가 싫어할 소리는 하지 않는다. 필자가 친하지도 않은 상대의 행동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상대의 삶에 관여하는 것일 수도 있어 의견을 말하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대가 바라는 것과 다른 의견을 말했을 때 상대와 말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어 될 수 있으면 상대가 바라는 말을 하는 편이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과 다른 의견을 말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신경을 써야 한다. 쓴소리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로 듣는 사람으로서는 불편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고마워해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의견에 상대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면 더는 내용에 대해 수정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돼 편하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을 인정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은 자기 의견에 찬성할 것 같은 사람에게만 의견을 묻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치명적인 실패를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퇴직 후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개발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경쟁력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요식업을 창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묻게 되면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의 의견을 제품이나 메뉴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힘든 시간을 거쳐야 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 이런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만약 반대 의견을 무시하면 창업이나 제품 생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해 결국은 망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반대 의견은 자신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받기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불편해하는 이유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부정적인 에너지도 함께 주고받기 때문이다. 이런 본능을 거슬리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말해주는 사람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사람보다 아부꾼이 더 대접받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도 벤처 기업에 몸담았을 때 대표이사에게 몇 번 부정적인 의견을 말했었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필자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불편해해 평소 알고 지내던 대표이사의 배우자에게도 비슷한 말을 건넸지만 두 사람 모두 필자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그 결과 대표이사는 재기하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필자도 대표이사와 배우자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를 내야 했다. 자신의 회사 경영 방침에 다른 의견을 낸다고 불편해하면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감내하고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기까지 큰 용기를 내야 한다. 이런 고민을 한 다음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면 용기를 내면서 솔직하게 말해준 상대에게 감사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편의장치 중 하나가 내비게이터 혹은 길도우미다. 내비게이터는 운전자가 목적지와 다른 경로에 들어서면 계속 경고를 하면서 제대로 된 경로를 선택하게 돕는다. 만약 내비게이터가 틀린 길을 가더라도 경고를 하지 않는다면 운전자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다. 퇴직자에게도 내 삶이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하거나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해 주는 사람과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람은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세우면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가족이나 지인처럼 자기 주변 사람에게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창업 계획이나 자기소개서가 경쟁력을 높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하기를 바라거나 미래의 삶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과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02화퇴직 준비가 부족할 때 일어날 문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