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인지야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심각한 강박증을 가지고 있었다. 뒤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고작 5~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내가 도대체 왜 살아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강박으로 인해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이러한 강박은 24시간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였다. 이는 내 인생에 큰 무기 중 하나가 되어있다.
성찰은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자기 계발 서적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메타인지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외담으로 워런버핏 바이블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느낀 워런버핏의 성공요소 중 가장 큰 능력은 "성찰"이었다. 자아성찰이 뛰어났기에 똑똑함을 넘어서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투자의 귀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워런버핏정도의 성찰력 길렀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성찰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자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성찰을 농사에 비유하자면 작물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인 땅을 고르고, 지금까지의 농사로 땅의 상태가 좋지 않아 졌다면 영양분이 가득한 땅이 되도록 기다려주는 작업인 셈이다. 즉, 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게 해주는 근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강박은 24시간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 주지만, "강박", 그 상태로 머물러 있는다면 아주 고통스러울 것이다. 사실상 강박이라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극도로 압박을 받고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박을 통해서 성찰로 넘어설 힘이 필요하다. 이 힘이 있다면 강박을 통해서 겪는 경험들이 자신의 인생을 더욱 유익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도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강박을 넘어서고 강박을 통한 자신만의 성찰의 도구를 찾았갔으면 좋겠다.
강박을 넘어설 수 있는 도구를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강박을 올바르게 바라보아야 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강박은 "심리적으로 극도로 압박을 받고 있는 불안한 상태"이다. 이는 주로 주변의 상황이 불안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상황을 바꿔야 하는가? 그렇게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우리 인간은 모든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상황은 바꿀 수 없지만 나 자신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강박은 "나 자신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인 셈이다.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고 나를 불안하게 하는 그 어떠한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말이다.
다음 편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강박을 통해서 얻은 네 가지 성찰의 도구가 있다. 나의 성찰의 도구는 질문, 깊은 호흡, 글쓰기, 운동이다. 이러한 것들은 자기 계발 서적을 읽으며 동기부여가 되어서 실천하기 시작한 것들이 아니다. 극심한 강박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것이다. 어릴 적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끊임없이 던져야 했던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 강박증으로 24시간 의식적으로, 그것도 일정한 규칙에 맞춰서 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호흡, 독서와 완벽주의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서 써 내려가기 시작했던 글쓰기, 밥도 못 먹던 내가 밥이 넘어가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 했던 운동, 이 네 가지 도구는 지금 나의 삶의 더욱 가치 있고, 더욱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